[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올여름 대형 윙어를 영입하게 될까. 손흥민(33)을 대신해 새로운 주전급 자원을 데려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7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어느 포지션을 강화해야 할까?"라며 2025-2026시즌을 앞둔 토트넘의 여름 이적시장 행보를 점쳤다.
먼저 매체는 "토트넘은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했다. 이는 구단 재정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유럽 엘리트 구단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선수단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라고 짚었다.
토트넘은 지난달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 덕분에 프리미어리그에선 17위까지 추락하고도 다가오는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티켓을 손에 넣었다. 유럽 최상위 무대를 누벼야 하는 만큼 전력 보강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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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이제 막 토마스 프랭크 감독을 새로 선임한 만큼 아직은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다니엘 레비 회장이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하고 프랭크 감독을 데려온 지 이제 2주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 시즌 후반기 임대로 활약했던 공격수 마티스 텔과 센터백 케빈 단소를 완전 영입한 게 전부다. 이미 영입이 확정됐던 2007년생 센터백 루카 부슈코비치가 새로 합류할 예정이지만, 그는 현재보다는 미래를 위한 자원이다. BBC도 "유일하게 도착한 선수인 부슈코비치는 1군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낮다. 대신 임대로 떠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의 이름도 언급됐다. 매체는 "토트넘은 본머스의 앙투안 세메뇨 영입과 연결되고 있다. 손흥민의 기량이 저하되고 윌손 오도베르가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골잡이 윙어를 영입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끝으로 BBC는 "토트넘 중원에도 보강이 필요할 수 있다.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이브 비수마는 계약 마지막 해에 접어들고 있다. 다만 프랭크는 아치 그레이의 오랜 팬으로 그를 미드필더로서 활용할 수 있다. 만 19세인 그레이는 토트넘 데뷔 시즌 주로 임시 수비수로 활약했지만, 앞으로 더 나아갈 미래를 내다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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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만 활약해 온 전설이다. 그는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월드클래스 수준 공격수로 성장하며 토트넘 통산 454경기 173골 101도움을 기록 중이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과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손흥민도 어느덧 만 33세를 눈앞에 둔 만큼 '에이징 커브'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커지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11골 12도움, 프리미어리그 7골 10도움에 그쳤다. 토트넘의 부진과 손흥민의 부상 여파를 고려하면 아주 나쁜 기록은 아니지만, 2016-2017시즌부터 이어오던 8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이 끊기고 말았다.
자연스레 손흥민과 토트넘이 작별해야 할 때가 왔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BBC까지 손흥민의 폼이 하락하고 있는 만큼 그를 대신해 득점을 책임질 수 있는 윙어 영입이 필요하다고 짚은 상황.
BBC와 'ESPN' 등에서 해설가로 활동하는 이언 다크도 "손흥민은 이제 전성기 슈퍼스타라기보단 마케팅용 브랜드에 가깝다"라며 냉정한 진단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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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손흥민이 더 이상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기엔 속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토트넘과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 윙어로 활약했던 크리스 워들은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충실한 선수였고, 그는 훌륭한 사람처럼 보인다. 그는 경기에서 매우 존경받는 축구 선수 중 한 명이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은 각자 판매 기한이 있다"라며 '아름다운 작별'을 외쳤다.
또한 그는 "만약 손흥민이 다른 유럽 리그에서 뛰고 있었다면 아마 몇 년은 더 남았다고 말할 수 있을 거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는 빠르고 신체적이며 까다롭다. 쌩쌩한 다리가 필요하다"라며 "솔직히 말해서 손흥민은 힘든 시즌을 보냈고, 프리미어리그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물론 손흥민의 헌신과 실력을 비난하진 않았다. 워들은 "그러나 손흥민이 해외로 나간다면 잘 맞을 것"이라며"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멋진 활약을 펼쳤다. 그는 모든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으며, 모두가 그에게 행운을 빌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말했듯이 30대가 되면 때로는 (끝날 때를) 받아들이고, 다음으로 나아가야 할 때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토트넘 구단에도 손흥민을 전설로 대우해줘야 한다고 짚었다. 워들은 "토트넘은 현실적으로 손흥민이 사우디아라비아로 가서 좋은 몸값을 받길 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에겐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으로 자유 이적하는 게 좋을 거다. 토트넘이 그의 길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큰 이적료를 챙기려는 욕심을 내지 말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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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새로 부임한 프랭크 감독도 토트넘 첫 인터뷰에서 손흥민의 이름을 빼놓으면서 소문을 키웠다. 그는 함께 일하고 싶은 선수들로 도미닉 솔란케, 로드리고 벤탄쿠르, 제임스 매디슨을 선정했다. 나란히 이적설에 휩싸인 주장 손흥민과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 둘 다 제외된 것.
손흥민은 토트넘의 새로운 유니폼 소개 영상에서도 거의 존재감이 없었다. 토트넘은 최근 선수단이 다음 시즌 입고 뛸 나이키 검은색 원정 유니폼을 공개했다. 슬로건은 'In Darkness We Dare(어둠 속에서 우리는 과감히 도전한다)'. 토트넘은 "드라마틱한 올블랙으로 면도날처럼 날렵한 실루엣 핏을 연출한다. 속도와 은밀함을 위해 설계됐다"라고 설명했다.
주장 손흥민은 굴리엘모 비카리오, 제드 스펜스, 손흥민, 도미닉 솔랑케 등과 함께 유니폼 메인 모델을 맡았다. 하지만 소개 영상에서 손흥민의 비중은 극히 적었다. 그는 70초가 넘는 영상에서 마스크를 쓴 채 초반부에 1초 남짓 등장할 뿐이었다. 주장인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짧게 카메라에 담긴 손흥민이다.
자연스레 손흥민의 이적설과 맞물려 해석되고 있다. 단순한 영상 편집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의 미래를 암시하는 요소 중 하나로 읽히기도 하는 상황. 실제로 토트넘은 이미 마티스 텔을 완전 영입했고, 브라이언 음뵈모(브렌트포드), 앙투안 세메뇨(본머스), 에베레치 에제(크리스탈 팰리스) 등 새로운 2선 자원들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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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풋볼 런던'도 "토트넘의 2025-2026시즌 새로운 나이키 원정 유니폼이 밝혀졌다. 아울러 손흥민의 이적 힌트도 나왔다"라며 "손흥민이 다음 시즌 이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우리는 그가 그 어느 때보다 팀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라고 짚었다.
또한 매체는 "유튜버이자 토트넘 팬인 대니 아론스도 카메오 출연자 중 한 명이다. 손흥민도 영상에 짧게 등장했다. 토마스 프랭크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손흥민은 앞으로 중요한 몇 주를 보내게 될 예정"이라며 "손흥민이 떠나면 프랭크도 엔지 포스테코글루 전 감독처럼 주장 교체를 관리해야 할 수 있다. 사우디 프로 리그에서 그에게 관심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손흥민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영국 언론인 벤 제이콥스에 따르면 알 아흘리, 알 나스르, 알 카디시야가 손흥민 영입을 위해 이적료 4000만 유로(약 634억 원), 3년간 총 임금 9000만 유로(약 1426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준비했다.
일단 손흥민과 프랭크 감독은 8월에나 미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TBR 풋볼'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프랭크는 손흥민의 길을 막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구단에 손흥민을 매각할 의향이 있다고 알렸다. 둘은 손흥민이 프리시즌에 복귀하면 그의 미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일단 손흥민은 토트넘의 아시아 투어까지 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