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다니엘 레비 회장다운 행보다. 토트넘 홋스퍼가 크리스티안 로메로(27)를 절대 싼 값에 놓아주지 않겠다는 각오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27일(한국시간) "토트넘은 로메로를 헐값에 팔게 하려는 매각 압박에 굴하지 않고 있다. 토트넘은 그의 몸값으로 6000만 파운드(약 1123억 원) 이상을 원한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 부주장이자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센터백인 로메로는 올여름 이적설이 뜨겁다. 그는 지난 시즌부터 주장 손흥민을 보좌하고 있지만, 수비 보강을 원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로메로도 아르헨티나 대표팀 동료들이 많은 데다가 충분히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는 팀인 만큼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르헨티나 출신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로메로도 이미 'OK 사인'을 보냈고, 아틀레티코와 토트넘의 이적료 합의가 관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메오네 감독은 "로메로를 원하냐고? 물론이다. 그는 훌륭한 선수"라며 그를 향한 관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사진]OSEN DB.
특히 로메로가 직접 이적 가능성을 인정하며 소문을 키웠다. 그는 지난 4월 미래를 묻는 말에 "여러 상황에 달려 있다. 시즌이 끝난 뒤 어떻게 될지 두고 봐야 할 거다. 솔직히 아직 에이전트와도 얘기해보지 않았지만, 무엇이든 열려 있다. 계속 발전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도 생각하고 있다"라며 "아직 스페인에서 뛰어본 적 없다. 솔직히 라리가에서 정말 뛰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로메로를 쉽게 보내줄 생각이 없다. 그는 넓은 수비 범위와 뛰어난 수비력, 공격 가담 능력을 자랑하는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수비수이기 때문. 계약 기간도 2028년 여름까지이기에 토트넘으로선 그리 급하지 않다.
게다가 로메로는 부주장으로서 라커룸 리더 중 한 명이다. 안 그래도 주장 손흥민이 그 어느 때보다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큰 상황이기에 로메로까지 잃으면 새로 부임한 토마스 프랭크 감독에게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디 애슬레틱도 "토트넘이 로메로와 손흥민을 한 번에 잃게 된다면 프랭크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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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의 입장은 확고하다. 로메로를 원한다면 최소 6000만 파운드를 가져와야 한다는 것. 매체는 "프랭크 감독은 불만 가득한 로메로를 지키기 위해 아틀레티코와 싸움에 직면했다. 토트넘은 아틀레티코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라고 전했다.
특히 레비 회장은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토트넘은 시메오네 감독의 발언이나 아틀레티코의 공개적인 영입 제안에 아직 답변하지 않았으며 로메로의 몸값을 하향 조정할 일은 없다고 확신 중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토트넘에 공개적으로 압박을 가하려는 시도 역시 사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걸 선호하는 레비 회장에게는 전혀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결국엔 이적료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아스'에 따르면 아틀레티코도 로메로의 이적료로 6000만 유로(약 959억 원) 이상은 투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악마의 협상가'로 불리는 레비 회장을 상대로 어떤 협상을 펼치느냐에 따라 로메로의 미래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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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토트넘으로선 로메로가 공개적으로 이적을 요구할 위험도 있다. 그는 이미 구단을 향해 여러 차례 불만을 표출해 왔다. 부상에서 복귀한 뒤 구단 의료진은 빼놓고 아르헨티나 대표팀 의료진에게만 감사를 표하는가 하면 야심이 부족한 구단 운영을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최근엔 프랭크 감독이 선임되자마자 경질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향한 헌사를 올렸다.
아스는 "아틀레티코는 이미 로메로의 동의를 얻었다. 심지어 그가 토트넘에 반발해 공식 서면으로 이적을 요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며 "아틀레티코에 유리하게도 토트넘과 로메로의 관계는 최상이 아니다. 특히 포스테코글루의 이탈이 레비 회장, 의료진과 갈등을 겪었던 로메로에게 결정적이었다. 현재 그는 다음 시즌 유니폼 프로모션에도 포함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로메로는 7월 둘째 주 프리시즌 훈련을 위해 토트넘에 복귀한다. 그 뒤에야 그의 거취를 둘러싼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단 아틀레티코는 로메로 영입이 실패할 시에 대비해 피에로 인카피에(레버쿠젠)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