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33)이 이제는 떠나야 할까 혹은 토트넘 홋스퍼와 동행을 11년째 이어가야 할까. 영국 현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영국 '풋볼 런던'은 27일(한국시간) "손흥민 이적 딜레마-토트넘은 주장을 남겨야 할까? 아니면 매각해야 할까?"라며 손흥민의 거취에 관한 소속 기자들의 의견을 전했다.
손흥민은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만 활약해 온 전설이다. 그는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월드클래스 수준 공격수로 성장하며 토트넘 통산 454경기 173골 101도움을 기록 중이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과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손흥민도 어느덧 만 33세를 눈앞에 둔 만큼 '에이징 커브'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커지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11골 12도움, 프리미어리그 7골 10도움에 그쳤다. 토트넘의 부진과 손흥민의 부상 여파를 고려하면 아주 나쁜 기록은 아니지만, 2016-2017시즌부터 이어오던 8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이 끊기고 말았다.
자연스레 손흥민과 토트넘이 작별해야 할 때가 왔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그는 이미 팀 동료들에게 이미 토트넘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는 인상을 남겼다. 게다가 토트넘 내부 기자인 알라스데어 골드도 손흥민의 미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그가 토트넘을 떠날 확률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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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 런던 역시 "토트넘과 손흥민이 갈림길에 서 있는 것 같다. 한국 스타 손흥민은 지난 시즌 레들리 킹 이후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토트넘 주장이 되었지만, 다음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떠날 수도 있다"라고 짚었다.
또한 매체는 "소문에 따르면 손흥민은 사우디아라비아 이적과 관련 있다. 계약이 1년 남은 지금이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클럽을 떠날 수 있는 완벽한 시기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풋볼 런던 내에서도 의견은 팽팽히 갈렸다. 먼저 샘 트루러브는 "모든 게 손흥민에게 달려 있다. 그는 1년 더 남을지 10년 만에 떠날지 선택할 자격이 있다. 그러나 내 생각에 그는 1년 더 남아야 한다"라며 "손흥민의 리더십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떠난 상황에서 그의 경험은 매우 귀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튜 애보트 역시 비슷한 생각이었다. 그는 "다음 시즌 손흥민이 토트넘에 머무는 건 올여름 주장을 판매해 받는 어떤 이적료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라며 "손흥민이 폼을 되찾을 수 있을지 확인할 수 있도록 그를 붙잡는 도박은 그만한 가치가 있을 거다. 최근 모하메드 살라가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계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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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키에런 킹은 "어려운 결정이지만, 손흥민을 판 돈을 새로운 왼쪽 윙어에게 재투자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7월에 만 33세가 되는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째 뛰고 있으며 지금이 그를 해고할 적기일지도 모른다"라며 "손흥민은 팔아야 할 선수 중 하나가 될 거다. 그는 지난 시즌 레벨이 떨어졌고, 더 젊은 대안이 필요하다"라고 비판했다.
톰 콜리도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프랭크 체제에서 새로운 출발은 손흥민이 떠나기 좋은 타이밍으로 느껴진다. 그가 이적을 생각하고 있다면 모두에게 딱일 거다. 이번이 이적료를 챙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손흥민에게 작별 인사를 하긴 어렵지만, 이런 대화에서는 솔직해지는 게 더 좋다"라며 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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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선배들도 손흥민과 '아름다운 작별'을 요구하고 있다. 토트넘과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 윙어로 활약했던 크리스 워들은 "모든 선수들은 각자 판매 기한이 있다"라며"만약 손흥민이 다른 유럽 리그에서 뛰고 있었다면 아마 몇 년은 더 남았다고 말할 수 있을 거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는 빠르고 신체적이며 까다롭다. 솔직히 그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토트넘 미드필더 출신 제이미 오하라도 비슷한 생각이다. 그는 "만약 큰 기회가 온다면 나는 손흥민을 떠나게 할 거다. 난 그가 최고 수준 선수였다는 점에서 마지막에 다다랐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는 조금 더 느린 리그로 가야 할지 모른다"라며 "이제 프리미어리그는 손흥민에게 너무 빠르다. 그는 속도를 잃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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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손흥민은 내달 말 시작되는 토트넘의 아시아 투어까지는 동행이 유력하다. 풋볼 런던은 "확실한 한 가지는 손흥민이 한국을 방문하는 프리시즌 투어에 참석할 것이란 점이다. 스폰서 계약으로 인해 그 전에 매각될 가능성은 매우 적다"라고 짚었다.
영국 'TBR 풋볼' 역시 "파악한 바에 따르면 프랭크는 손흥민의 길을 막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구단에 손흥민을 매각할 의향이 있다고 알렸다. 둘은 손흥민이 프리시즌에 복귀하면 그의 미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일단 손흥민은 토트넘의 아시아 투어까지 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한편 손흥민의 다음 행선지로는 사우디가 거론되고 있다. 영국 언론인 벤 제이콥스에 따르면 알 아흘리, 알 나스르, 알 카디시야가 손흥민 영입을 위해 이적료 4000만 유로(약 634억 원), 3년간 총 임금 9000만 유로(약 1426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준비했다. 2년 전엔 단호하게 사우디를 거절했던 손흥민이 이번엔 다른 선택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