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 김강민이 은퇴식을 앞두고 24년 커리어를 되돌아봤다.
김강민은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개최되는 은퇴식을 앞두고 “잠을 못자서 졸 수도 있다”며 농담을 했다.
2001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18순위) 지명으로 SK(현 SSG)에 입단한 김강민은 KBO리그 통산 1960경기 타율 2할7푼3리(5440타수 1487안타) 139홈런 681타점 810득점 209도루 OPS .748을 기록했다. 빼어난 수비력으로 ‘짐승’이라는 별명으로 불렸고 가을야구에서도 강한 모습을 과시했다. 2022년 한국시리즈에서는 5경기 타율 3할7푼5리(8타수 3안타) 2홈런 5타점 3득점 OPS 1.500을 기록하며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2023년까지 23년간 SSG에서만 뛴 김강민은 2024년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지명을 받으면서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는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SSG 랜더스 제공
김강민은 “오늘은 행복한 마음이 80% 이상이다. 20%는 긴장감이다. 은퇴식은 한 번도 해본적이 없어서 긴장이 된다. 은퇴식을 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 오늘은 행복한 은퇴식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기념 유니폼도 너무 마음에 든다. 내 이미지와 맞는 색깔이다”라며 웃었다.
이날 김강민은 1번 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특별 엔트리로 1군에 등록된 김강민은 그라운드에 나갔다가 1회초 수비 시작과 동시에 최지훈과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칠 예정이다.
김강민은 “사실 특별 엔트리 이야기가 나오기 전부터 공을 한 번 던져봤는데 은퇴하기를 잘했다는 생각만 들었다. 팔이 너무 아프더라. 몇 개 안던졌는데 3일 동안 팔을 못썼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민폐라고 생각했다. 내가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다. 공도 못던지는 김강민이면 매력이 없지 않나. 그래도 잔디를 밟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나가기로 했다”고 이날 경기에 나서기로 결정한 뒷이야기를 전했다.
한화 이글스 제공
2024년 2차 드래프트로 인해 원클럽맨으로 남을 수 없게 된 김강민은 그 당시 상황에 대해 “사실 시간이 많이 지났다. 지금은 아무런 감정도 없다. 그래서 행복하다고 말한 것이다. 지나간 일들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 프로이지 않나.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고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 오늘은 좋았던 기억들 행복한 기억들이 주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웃어 넘겼다.
한화 역시 1년이라는 짧은 시간만 함께 했지만 이날 경기에서 김강민의 은퇴기념 패치를 모자에 부착하며 김강민의 은퇴식을 축하한다. 김강민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수들과 관계가 좋았다. 감사하게도 이벤트를 해준다고 해서 고마웠다. 이 자리를 빌어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오늘 양 팀 선수들 모두 다치지 않고 무사히 경기를 마쳤으면 좋겠다”며 한화와 선수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은퇴식 때 눈물을 보일지 묻는 질문에 김강민은 “울지 않겠다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그래서 행복한 은퇴식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혹시나 운다면 기사를 잘 써주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최지훈에게) 잠시 뒤에 나와 교체될 때 나는 울어도 되는데 너는 울면 안된다고 얘기했다. 나도 울지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