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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산 폭격기, 코쟁이"…축구 해설가 인종차별 발언 논란

중앙일보

2025.06.28 03:46 2025.06.28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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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이탈리아 공격수 콤파뇨. [사진 프로축구연맹]

“이탈리아산 폭격기. 코쟁이.”

지난 27일 프로축구 K리그1 중계 도중 전북 현대의 이탈리아 공격수를 향해 한국인 해설위원이 내뱉은 인종차별 발언이다.

전북의 안드레아 콤파뇨는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21라운드 김천 상무전 후반 7분 이날 자신의 2번째 터트렸다. 그러자 이상윤(58) 해설위원이 “코쟁이”란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코쟁이는 코가 큰 서양인을 얕잡아 부르는 인종차별적 단어로, 요즘 잘 쓰지도 않는다. 이 해설위원의 황당한 발언 이후 축구 커뮤니티에는 “시대착오적 발언”, “선수에게 사과하라”는 질타가 쏟아졌다.

축구대표팀 출신 이상윤 해설위원. [중앙포토]

이 해설위원은 2006년부터 마이크를 잡고 활동했다. 흥이 넘쳐 마치 막걸리를 마시고 해설하는 것 같다며 일명 ‘막걸리 해설’로 팬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렸는데, 이번에 선을 넘는 실언을 했다. 특히 국가대표 출신(1990~98)인 데다 선수와 감독 시절 수많은 외국인 선수들과 함께 해왔기에 더 큰 실망감을 안겼다.

이 해설위원은 28일 뒤늦게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필 편지를 올려 “부적절한 발언으로 불쾌감을 드려 팬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며 “특히 전북 선수단과 콤파뇨 선수에게 깊이 사과드린다. K리그에서 뛰고 있는 모든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썼다.

그는 “골 장면 이후 흥분된 상태에서 선수의 기량을 칭찬하던 중,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 평소 사용하지 않는 표현임에도 불구하고 순간적인 감정에 휩쓸려 나온 말”이라며 “의도와 상관없이 그 발언이 시청자분들께 상처가 되고 인종차별적 맥락으로 받아 들여질 수 있었음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윤 해설위원은 SNS에 뒤늦게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사진 이상윤 SNS]

앞서 2019년 강신우 해설위원이 중계 도중 안산의 브라질 선수 빈치씽코를 향해 “이만 하얗게 보인다”는 인종차별을 한 뒤 마이크를 내려 놓은 바 있다.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현지 팬들로부터 “개고기나 먹어라”, “DVD나 팔아라(아시아인이 노상에서 불법복제 DVD를 판다는 뜻)” 같은 인종차별을 발언을 자주 들어 한국 팬들의 공분을 샀다.



박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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