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폭격기’ 고지우가 코스 레코드와 라운드 개인 기록을 한꺼번에 갈아치우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맥콜·모나 용평 오픈(총상금 10억원)에서 2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마쳤다.
고지우는 28일 강원도 평창 버치힐 컨트리클럽(파72·6429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잡아내 10언더파 62타를 적어냈다. 이날 기록한 62타는 프로 데뷔 이후 개인 한 라운드 최저타 신기록이자 코스 레코드이기도 하다.
종전 코스 레코드는 최혜진이 아마추어 시절이던 지난 2017년에 작성한 9언더파 63타였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 오전조로 나선 김민별이 10언더파 62타를 기록한 데이어 오후조 고지우도 같은 스코어를 적어내 의미 있는 새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하루 전 1라운드를 8언더파 64타 공동 1위로 마친 고지우는 1·2라운드 합계 전적에서도 18언더파 126타로 2위 이승연(15언더파 129타)을 3타 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를 마크했다. 이를 통해 올 시즌 첫 승과 개인 통산 3승에 한 발 다가섰다.
‘버디 폭격기’라는 별칭처럼 고지우의 2라운드 샷 감은 매서웠다. 1번 홀(파4)에서 첫 버디를 신고한 뒤 여세를 몰아 3번 홀(파5)부터 8번 홀(파5)까지 6개 홀을 연속 버디로 장식했다. 버디로 마무리한 전반 7개 홀에서 모두 어프로치 샷을 홀컵 2.5m 이내에 붙이며 절정의 경기력을 뽐냈다.
전반에만 7타를 줄인 고지우는 후반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10번 홀(파5)과 15번 홀(파4)에 이어 18번 홀(파5)에서도 세 번째 샷을 홀 1.5m 앞에 붙이며 버디로 마무리 했다.
고지우에게 이 대회는 프로 첫 승을 거둔 의미 있는 무대다. 지난 2021년 KLPGA 투어에 입문한 이후 2023년 이 대회를 통해 생애 첫 승을 거뒀다. 이어 지난해 7월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에서 두 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고지우는 지난 2022시즌 전체 버디수 공동 1위(336개), 평균 버디수 2위(3.7753개), 버디율 2위(20.9738%)에 오르며 ‘버디 폭격기’리는 별명을 얻었다. 올해엔 당시보다 기록이 뛰어나다. 이번 대회 전까지 전체 버디수 단독 1위(158개), 평균 버디 1위(4.1597개), 버디율 1위(23.0994%)로 문자 그대로 매 대회 ‘버디 폭격’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마주한 고지우는 “오늘은 오버파를 쳐도 되니 편하게 임하겠다는 생각으로 부담 없이 나섰다”면서 “전반에 아이언샷이 꾸준히 홀 근처에 붙어 버디를 많이 기록할 수 있었다”고 코스 레코드 작성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난 2023년 이 대회에서 개인 첫 우승을 달성했는데, 그때보다 지금 좀 더 단단해진 것 같다”면서 “잘 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욕심을 내곤 했는데, 요즘엔 마음을 내려놓고 임한다”고 덧붙였다.
디펜딩 챔피언 박현경은 2언더파 70타를 기록, 중간합계 5언더파 149타로 공동 43위에 그쳤다. 올 시즌 다승 1위(3승) 이예원은 2라운드 합계 9언더파 135타로 공동 18위다. 고지우의 동생인 고지원은 2라운드에서 버디만 7개를 낚으며 중간 합계 11언더파 133타로 공동 9위로 올라섰다. 이번 대회는 1·2라운드 합산 점수를 감안한 컷 통과 기준이 4언더파가 될 정도로 많은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냈다. 최종 3라운드는 29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