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영방송 '조선중앙TV'는 20일(이하 한국시간) 파리 생제르맹(PSG)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B조 경기를 녹화 중계했다.
여기서 페널티킥을 넣은 이강인은 한국선수 최초로 클럽월드컵에서 득점한 선수가 됐다. 이강인의 활약으로 PSG가 4-0으로 이겼다. PSG는 30일 리오넬 메시의 인터 마이애미와 16강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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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조선중앙TV는 골을 넣는 이강인을 모자이크 처리했다. 북한 주민들에게 이강인이 한국선수라는 것을 감추기 위해 얼굴과 등번호를 모두 가렸다. 프랑스리그의 빅클럽에서 뛰는 한국선수가 득점을 한 것 자체가 북한사람들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남북한의 미묘한 상황을 담은 해당 장면은 외국언론에게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미국매체 MSN은 해외토픽 시간에 이강인을 다뤘다. 이 매체는 “클럽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의 선수 이강인이 득점했다. 북한방송이 이를 중계하면서 얼굴과 이름을 흐리게 처리했다. 이강인의 이름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해외에서는 폐쇄적인 북한이 남한선수가 활약하는 경기를 중계한 것을 신기하게 쳐다봤다. 이 매체는 “조선중앙TV는 보통 오후 5시에 스포츠경기를 중계한다. 프리미어리그 중계도 한다. 하지만 한국선수 손흥민과 황희찬이 뛰는 토트넘, 울버햄튼 경기는 대대적으로 검열을 하거나 아예 삭제한다. 하지만 북한팬들도 손흥민과 황희찬을 은밀히 존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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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북한 당국이 아무리 감춰도 북한 팬들조차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등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얼마나 잘하는지 알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도 4강에 오른 한국대표팀의 장면은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 한국이 스포츠에서 이룬 세계적 쾌거가 북한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