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팔 수 있을 때 팔자’… 손흥민에 쏟아지는 전방위 압박, 팬도 언론도 구단도 외면”

OSEN

2025.06.28 14:4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OSEN=이인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33)을 향해 내미는 작별 인사는 실로 냉혹하다. 

영국 '풋볼 런던'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팬들의 절반 이상이 손흥민의 이적에 찬성했다고 보도했다. 프랜차이즈 스타에게 보내는 시선은 갈수록 현실적이고 냉정해지고 있다. 손흥민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7골 13도움을 기록했지만, 팀 내 영향력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현지 전문가 제이미 오하라는 “손흥민은 더 이상 과거의 선수가 아니다. 리더십도, 영향력도 사라졌다”고 일갈했다.

토트넘의 구단 운영도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유로파리그 우승 직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되면서 라커룸은 혼란에 빠졌고, 손흥민은 일부 팀 동료와 코칭스태프에게 이적 가능성을 암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은 재계약이 아닌 1년 옵션만을 발동했고, 사우디 아라비아 복수 구단이 손흥민에게 거액의 조건을 제시하며 접촉 중이라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손흥민의 미래를 둘러싼 논의에는 '브랜드'라는 키워드도 빠지지 않는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앞세운 방한 투어로 수년간 막대한 수익을 올려왔다. 하지만 정작 구단은 이번 시즌 프리시즌 콘텐츠에서 손흥민의 비중을 축소시키며, 그를 더 이상 '미래의 중심'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냈다. 인터뷰에서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은 채, 새 감독 토마스 프랭크의 구상에서도 제외된 상태다.

이적 타이밍 또한 중요한 쟁점이다. 8월 서울에서 열릴 친선경기를 앞두고 손흥민은 주요 마케팅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토트넘은 투어가 끝난 뒤에야 이적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결국 손흥민은 전력 외 자원이자 마케팅용 얼굴로 남게 됐고, 이는 구단이 그의 존재를 단지 ‘팔 수 있을 때 파는 자산’으로만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제는 ‘팔 수 있을 때 팔자’는 분위기가 구단 안팎에서 노골적으로 번지고 있다. 현지 여론조사 결과과 사뭇 충격적이면서 상징적이다. 풋볼런던의 손흥민 이적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57%가 손흥민의 이적에 찬성했고, 22%는 조건부 찬성이었다. ‘잔류 절대 지지’는 21%에 그쳤다.

풋볼 런던 내에서도 의견은 팽팽히 갈렸다. 먼저 샘 트루러브는 "모든 게 손흥민에게 달려 있다. 그는 1년 더 남을지 10년 만에 떠날지 선택할 자격이 있다. 그러나 내 생각에 그는 1년 더 남아야 한다"라며 "손흥민의 리더십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떠난 상황에서 그의 경험은 매우 귀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튜 애보트 역시 비슷한 생각이었다. 그는 "다음 시즌 손흥민이 토트넘에 머무는 건 올여름 주장을 판매해 받는 어떤 이적료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라며 "손흥민이 폼을 되찾을 수 있을지 확인할 수 있도록 그를 붙잡는 도박은 그만한 가치가 있을 거다. 최근 모하메드 살라가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계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라고 외쳤다.

토트넘 선배들은 손흥민과 '아름다운 작별'을 요구하고 있다. 토트넘과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 윙어로 활약했던 크리스 워들은 "모든 선수들은 각자 판매 기한이 있다"라며"만약 손흥민이 다른 유럽 리그에서 뛰고 있었다면 아마 몇 년은 더 남았다고 말할 수 있을 거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는 빠르고 신체적이며 까다롭다. 솔직히 그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토트넘 미드필더 출신 제이미 오하라도 비슷한 생각이다. 그는 "만약 큰 기회가 온다면 나는 손흥민을 떠나게 할 거다. 난 그가 최고 수준 선수였다는 점에서 마지막에 다다랐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는 조금 더 느린 리그로 가야 할지 모른다"라며 "이제 프리미어리그는 손흥민에게 너무 빠르다. 그는 속도를 잃었다"라고 주장했다.

토트넘 내부 사정도 다르지 않다. 새 감독 토마스 프랭크는 손흥민을 다음 시즌 주전 계획에서 제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실제로 주축 선수 리스트에서도 그의 이름은 빠져 있었다. 손흥민이 팀의 전술 중심축이 아니라, 상업용 이미지로만 남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손흥민은 여전히 한국과 토트넘 팬들에게 레전드이자 자부심이다. 그러나 지금의 토트넘은 그를 떠나보내는 방식조차 존중하지 않고 있다. 감정 없는 계산기만 두드리는 구단의 태도는 결국 '왜 토트넘이 빅클럽이 될 수 없는가'에 대한 정답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한편 손흥민의 다음 행선지로는 사우디가 거론되고 있다. 영국 언론인 벤 제이콥스에 따르면 알 아흘리, 알 나스르, 알 카디시야가 손흥민 영입을 위해 이적료 4000만 유로(약 634억 원), 3년간 총 임금 9000만 유로(약 1426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준비했다. 2년 전엔 단호하게 사우디를 거절했던 손흥민이 이번엔 다른 선택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