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이강인(24, PSG)은 여전히 유럽 무대에서 통하는 실력자다. 그러나 그를 바라보는 PSG의 시선은 이제 ‘전술 자원’이 아닌 ‘경제 자산’으로 기울고 있다. 팔아 남길 계산은 빠르다.
프랑스 현지 언론은 PSG가 이강인의 기술보다 매각 차익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라이브 풋은 26일(이하 한국시간) “PSG는 이강인을 2200만 유로( 351억 원)에 영입했고 이번 여름 3200만 유로(511억 원) 수준으로 매각해 최소 1000만 유로(160억 원)의 수익을 올리려 한다”고 전했다.
한 시즌 만에 ‘기술’ 대신 ‘수익’의 대상이 됐다는 말이다. 실전 활용은 제한적이었지만 PSG는 그를 방출을 통해 회계 장부에 이득을 남길 계획이다. 스포르트는 “루이스 캄포스 단장은 이강인의 매각을 ‘기회의 창’으로 보고 있다”며 “이미 3000만 유로(479억 원)라는 마지노선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즉 PSG는 이강인을 확고한 전력으로 여기기보단 수익성을 가진 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 아래 이강인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졌다. 윙어 포지션에서는 크바라츠헬리아와 뎀벨레가 독점했고 중원에서는 루이스·비티냐·주앙 네베스가 확고한 신임을 받았다. 바르콜라와 데지레 두에도 로테이션을 맡아 이강인의 기용 여지는 거의 없었다.
1~3선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라는 장점도 통하지 않았다. ‘유틸리티’는 장점이지만 ‘주전’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엔리케 감독은 자신만의 확고한 스리톱 시스템을 고수했고, 이강인은 체계 밖에 머물렀다. 그 결과, 후반기에는 출전 시간조차 확보하지 못한 경기가 다수였다.
하지만 시장에서 이강인의 이름은 여전히 뜨겁다. 아스날과 나폴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크리스탈 팰리스, 노팅엄 포레스트 등 복수의 유럽 클럽들이 관심을 보내고 있다. 이 중 나폴리는 지난 겨울부터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의 대체자로 이강인을 낙점해왔다. 이탈리아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앙귀사의 이적 가능성에 대비해 나폴리가 PSG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파치오 나폴리는 “양 구단 간 기본적인 합의는 도달했다”며 “현재는 나폴리 내 중원 자원 정리만 남았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공식 오피셜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클럽의 방향과 달리 이강인은 실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 중이다. 그는 지난 16일 열린 FIFA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후반 교체 투입돼 페널티킥으로 쐐기골을 터뜨렸다. 보타포구전에서는 17분간 활약하며 날카로운 백힐 슈팅 등 감각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클럽 월드컵은 단순한 단기 대회를 넘어 이강인에게는 이적 시장에서의 평가 기준이자 스카우트들에게 남길 마지막 쇼케이스 무대가 될 수 있다. PSG는 내달 1일 인터 마이애미와의 8강전을 앞두고 있으며 이강인은 리오넬 메시와의 ‘상징적 재회’라는 역사적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