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낙점됐다. 관료 출신으로 민간 기업 사장을 역임한 인물로, 이재명 정권의 실용주의 색채를 드러낸 인사라는 평가다.
대통령실은 29일 이재명 정부의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관료 출신 기업인인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1968년 전라남도 장성군에서 태어나,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김정관 사장은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을 지낸 ‘경제정책통’으로 통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시절 정책보좌실장(정책기획관·국장)을 지낸 뒤, 2018년 공직을 떠나 두산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두산DLI 전략지원실 부실장(부사장), 두산경영연구원 대표를 거쳐 산업부 장관에 내정되기 전까지는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으로 재직했다.
관가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관료와 민간을 모두 경험한 인물을 선호한다는 배경 속에 후보군에 올랐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측도 “경제 관료 역량을 갖추고 실물 경제를 경험한 핵심 인재”라면서 “산업정책 전반에 대해 전문성을 갖추고 있고 실행력도 가진 후보자”라고 소개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책통으로 촉망받던 에이스였고, 민간으로 자리를 옮길 당시 부총리를 비롯한 선후배들이 많이 아쉬워했다”고 평가했다. 산업부에서는 깜짝 인사란 평가가 나온다. 김 후보자는 산업부 근무 경력이 없기 때문이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지식경제부 전직 차관을 역임한 분인 줄 알았는데 동명이인이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젊은 인사라는 점도 눈에 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 후보자는 행정고시 36회 출신으로, 앞서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발탁된 여한구 본부장과 동기다. 반면, 이날 경제부총리로 지명된 구윤철 후보자는 32회 출신으로 김 후보자보다 공직 4년 선배다.
원전 대표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의 사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김정관 후보자 지명을 계기로 현 정부의 원자력 정책 기조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제기된다. 그러나 ‘김 후보자 지명이 원자력 정책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대통령실은 “이번 인사는 원전이나 에너지 정책 방향과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김 후보자는 이 대통령의 ‘에너지믹스 철학’을 잘 구현할 적임자”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