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한 중동 정세…'예측불가능' 이스라엘 경계하는 걸프국들
"이스라엘은 '외로운 승자'…역내 고립·급진세력 자극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걸프 지역 국가들이 이란·가자지구 전쟁 등을 계기로 이스라엘의 예측 불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H.A. 헬리어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선임연구원은 WP에 "걸프 지역 국가들은 오랫동안 이란을 역내의 최대 불안 요인으로 간주했었다"면서 "이제는 그 계산이 달라졌다. 가장 불안한 행위자는 이스라엘"이라고 지적했다.
이란, 가자지구, 레바논, 시리아 등에서 거듭 호전적이었던 이스라엘이 앞으로는 또 어떤 군사행동을 벌일지 어렵다는 면에서 중동 국가들에 상당한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과거 역내 최대 불안 요소였던 이란의 위협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각국이 오랜 적대감에도 불구하고 이란과 관계 개선을 꾀한 결과다. 친(親)이란 무장세력들의 위협을 완화하고, 협력을 통한 경제적 이익까지 추구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미군의 군사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카타르의 미군기지를 공격할 때, 미사일 공격을 사전에 통보해 피해를 최소화한 것이 이런 관계 개선의 상징적 사례라고 WP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와 현재는 역내 분위기 차이가 크다.
1기 트럼프 행정부 당시에는 중동 국가 상당수가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꾀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장 수교를 맺지 않는다 해도 이를 고려하는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오히려 이스라엘이 역내 최대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고 WP는 짚었다.
블룸버그통신은 강력한 군사력을 과시한 이스라엘을 '외로운 승자'로 칭하며 역풍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도의 정보력과 군사력을 앞세우는 이스라엘의 방식이 역내에서 '급진 세력'의 활동을 부추길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고립 가능성도 지적된다. 실제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제사회에서 갈수록 더 큰 공감을 얻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 자국 내에서도 군사력 확장에 따라 비용이 커지고 사회가 분열할 가능성도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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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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