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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38분' 경기한 첼시 감독의 대노, "여기 축구 할 수 있는 동네가 아냐"

OSEN

2025.06.29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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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첼시(잉글랜드)가 극적인 연장전 승부 끝에 벤피카(포르투갈)를 제압했지만 감독파다.

첼시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벤피카를 4-1로 꺾었다. 이날 경기는 연장과 날씨로 인한 중단을 포함해 무려 4시간 38분 만에 종료됐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첼시가 잡았다. 후반 19분 리스 제임스가 재치 있는 직접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는 크로스를 올릴 듯 하며 수비진의 시선을 끈 뒤 기습적인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41분 갑작스러운 뇌우로 경기는 2시간 동안 중단됐다.

흐름이 끊긴 가운데 벤피카가 활기를 되찾았다. 앙헬 디마리아와 니콜라스 오타멘디 등 노련한 베테랑들이 그라운드를 활발히 누비며 경기 양상을 바꿨고, 후반 추가시간 막판 기어코 벤피카는 동점을 만들었다.

첼시 수비수 말로 귀스토가 페널티지역에서 핸드볼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는데, 키커로 디마리아가 나서 득점에 성공했다.

승부는 연장으로 흘렀다. 첼시가 다시 우위를 점했다. 연장 전반 벤피카 공격수 잔루카 프레스티아니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수적 우위로 분위기를 가져온 첼시는 연장 후반 3분 크리스토퍼 은쿤쿠의 골로 앞서나갔다. 모이세스 카세이도의 슈팅을 골키퍼가 쳐낸 뒤 펼쳐진 혼전 상황에서 은쿤쿠가 두 차례 슈팅 끝에 골을 넣었다.

흐름을 탄 첼시는 9분 페드루 네투의 골, 3분 뒤 터진 키어넌 듀스버리홀의 쐐기골을 앞세워 3골차 대승으로 경기를 마쳤다. 첼시는 7월 5일 오전 10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링컨 파이낸셜 필드에서 파우메이라스와 8강전을 치른다. 

앞서  링컨 파이낸셜 필드에서 열린 브라질 클럽 간 대결에서 파우메이라스가 보타포구를 연장 접전 끝에 1-0으로 이겼다. 결승골은 연장 전반 10분 파울리뉴의 발끝에서 나왔다. 그는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수비수를 따돌리고 골 지역에서 왼발 땅볼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첼시의 엔조 마레스카 감독은 경기 도중 약 1시간 53분간 경기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 중간에 2시간 가까이 기다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건 축구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첼시가 약 85분 동안 경기를 완전히 주도하며 승리를 눈앞에 두고도, 오랜 중단 이후 흐름이 완전히 뒤바뀐 것에 대해 마레스카 감독은 “이런 것은 처음 본다”라면서 “안전을 위해 경기 중단 규정이 있다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한 대회에서 6~7경기가 중단된다면 아마도 장소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2025 클럽 월드컵에서는 국지성 뇌우로 이미 여섯 차례나 경기가 중단되었고, 마레스카 감독은 이러한 빈번한 중단 사태가 대회의 공정성과 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마레스카 감독은 클럽 월드컵이 “환상적인 대회”이라면서 이런 잦은 중단은 정상적인 축구 경기 모습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월드컵이나 유럽 대항전에서는 경기 도중 중단되는 일이 거의 없다”며, 두 시간씩 경기가 멈추는 비정상적인 상황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폭우로 경기가 중단된 2시간 동안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실내 자전거를 타고 몸을 풀어야 했고, 관중들은 대피해 가족과 통화를 하거나 간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야 했다. 마레스카 감독은 이러한 모습이 축구의 본래 모습과 동떨어진 장면이라며, 잇따른 경기 중단 사태에 대한 FIFA와 개최국의 재고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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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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