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옥태훈(27·사진)이라 할 만하다. 생애 첫 승의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곧바로 정상을 또 밟았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의 떠오르는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옥태훈이 29일 전북 군산 컨트리클럽(파72·7611야드)에서 끝난 군산CC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2개로 4타를 줄여 최종합계 19언더파로 우승했다. 지난주 KPGA 선수권대회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의 환희를 맛봤다. 선수권대회 3억2000만원에 이번 대회 2억원 등 일주일 사이 우승 상금으로 5억원 넘게 벌었다. 또 2022년 바디프랜드 팬텀로보 군산CC 오픈(8월)과 LX 챔피언십(9월)을 연달아 제패한 서요섭(29)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자가 됐다. 2018년 데뷔 후 고비마다 퍼트에 발목 잡혔던 그는 지난 동계훈련에서 이를 극복해 결국 강자가 됐다.
단단해진 옥태훈을 볼 수 있었던 최종라운드였다. 2위 그룹에 3타 앞선 15언더파 단독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그는 신용구(34·캐나다), 이정환(34), 김민규(24)의 거센 추격에 부딪혔다. 경기 초반 신용구가 버디 3개를 몰아치며 1타 차까지 압박했고, 중반에는 김민규가 2타 차까지 따라붙었다. 이정환도 1타까지 쫓아오는 등 추격전은 이어졌다.
옥태훈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마지막 날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잡았던 지난주 선수권대회에서처럼, 이번에도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로 리드를 지켰다. 전반에 가장 긴 583야드짜리 2번 홀(파5). 세컨드 샷을 그린 근처까지 보낸 그는 그림 같은 칩인 어프로치로 이글을 낚았다. 20야드 거리에서 침착하게 굴린 공이 컵으로 들어갔다.
4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한 옥태훈은 13번 홀(파3)에서 승기를 잡았다. 4m 조금 넘는 버디를 떨어트린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 홀에서 이정환을 3타 차로 따돌렸고,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켜 우승했다. 이정환이 준우승(17언더파), 신용규(16언더파)가 3위, 김민규(15언더파) 4위에 올랐다.
올 시즌 10개 대회를 마친 KPGA 투어의 첫 다승자가 된 옥태훈은 “이번 대회에서 58도 웨지가 잘 맞았는데 칩인 이글까지 만들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오늘은 몸 컨디션이 100%가 아니고, 바람도 많이 불어 안전하게 치는 전략으로 임했다”며 “이제 전반기가 끝나고 두 달 정도 휴식기다. 지금 감각을 이어 가지 못해 아쉽지만, 체력도 보충하고 부족한 점을 잘 메워 후반기를 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