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창원, 이후광 기자] 스프링캠프 때부터 제 구속이 나오지 않아 걱정을 안겼던 로건 앨런(NC 다이노스)이 날씨가 더워지자 시속 152km 강속구를 뿌리는 특급 외국인투수로 변모했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좌완 외국인투수 로건 앨런은 지난 2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8번째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3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비자책) 104구 인생투로 시즌 5승(7패)째를 올렸다. 팀의 3-1 승리를 이끈 값진 역투였다.
로건은 종전 7이닝(3차례)을 넘어 한 시즌 개인 최다 이닝을 경신했다. 실점은 6회초 야수 실책 2개로 처한 위기에서 제이크 케이브에게 맞은 희생플라이가 전부였고, 득점권 위기도 6회초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최고 구속 152km의 직구(26개)에 슬라이더(29개), 커터(25개), 체인지업(12개), 투심(7개), 커브(5개) 등 다양한 변화구를 곁들여 두산 타선을 완벽 봉쇄했다.
29일 창원 두산전에 앞서 만난 NC 이호준 감독은 “이제 진짜 1선발처럼 던져주고 있다. 처음에 구속이 안 나와서 걱정했는데 컨트롤은 문제가 없었다. 구속이 오르면서 컨트롤이 조금 흔들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구속, 컨트롤 둘 다 된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이호준 감독의 말대로 로건은 스프링캠프 초반 직구 구속이 130km대에 머무르며 구단에 큰 고민을 안겼다. 설상가상으로 시즌 개막 후 지독한 승리 불운을 겪으며 5월 5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첫 승을 거두기 전까지 7경기 승리 없이 5패를 당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5월 2승 1패 평균자책점 2.12로 감을 잡더니 6월 5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1.91로 에이스의 위용을 확실히 갖췄다. 직구 구속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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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128km, 130km 던질 때만 해도 큰일 났다 싶었다. 어디다가 말도 못했다. 빌드업이 너무 더뎠다”라고 되돌아보며 “본인 말이 맞는 거 같다. 더우면 더워질수록 구속이 올라간다고 했는데 진짜 더워질수록 구속이 오르고 있다. 이번 여름이 더 더워질 텐데 이러다가 155km를 찍는 게 아닌가 모르겠다”라고 껄껄 웃었다.
그러면서 “시즌 초반 선수가 답답해하거나 걱정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오히려 내가 더 불안해했다. 뭐가 저렇게 여유로운가 싶었는데 다 계획이 있었던 거였다. 그냥 미국 유희관이라고 생각하려고 했는데 지금 굉장히 좋아졌다”라고 반색했다.
여름 들어 에이스로 우뚝 선 로건은 “시즌 초반 승운이 없었던 게 사실이고, 승리투수가 되면 당연히 기분 좋은 것도 맞지만, 늘 중요한 건 팀의 승리다. 요즘 내가 선발로 나설 때마다 팀이 승리해서 기분이 좋다. 팀이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팀퍼스트 정신을 뽐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