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주자인 박찬대·정청래 의원(가나다순)이 29일 처음 공개적으로 맞붙었다. 충북 청주에서 열린 더민주혁신회의(혁신회의) 전국대회 연단에서다.
혁신회의는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던 2023년 9월 체포동의안 부결 운동에 앞장선 진영 내 ‘찐명 병참기지’다. 지난해 총선 때 ‘비명횡사’ 논란을 적극 방어하며 당선인 31명을 배출해 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으로 자리매김했다. 당내 친명 핵심들이 총출동한 이날 행사는 사실상 전당대회 리허설이나 다름없었다. 두 후보 모두 자신이 개혁 속도전의 적임자라고 호소했다.
박 의원은 “오랜 염원인 검찰개혁, 사법개혁, 언론개혁을 최단 기간에 완수하겠다”며 “특히 검찰개혁은 이번 9월 추석 밥상까지 확실하게 끝내겠다”고 말했다. 또 “이진숙 방통위원장도 이제 그만 봐야 하지 않겠냐”며 “방통위법 개정 역시 추석 전에 해야 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뒤이어 연단에 오른 정 의원은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를 되읊으며 연설을 시작했다. 정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최선두에서 이끌었다. 법사위원장 때처럼 통쾌하고 효능감 있게 일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검찰개혁, 사법개혁, 언론개혁을 폭풍처럼 몰아쳐서 3개월 안에 해치우겠다”며 “박 의원은 추석 밥상 전까지 한다고 했는데, 저는 추석 내려가는 귀성길에 ‘검찰청이 폐지됐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2300여 명(주최 측 추산)의 당원이 몰려들었다. 혁신회의 관계자는 “1700석을 마련했는데, 예상보다 당원들이 더 몰렸다”고 설명했다. 두 주자 모두 ‘친명’ 정체성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이 대통령이 대선 운동 기간 즐겨 신던 빨간색과 파란색이 섞인 운동화를 신고 연단에 선 박 의원은 “오직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성공만 생각하겠다”며 스스로를 “자기를 앞세우지 않을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 모습을 본뜬 브로치를 가슴에 달고 나타난 정 의원은 “통합, 안정, 협치 등 아름다운 미사여구는 대통령 몫으로 돌리고, 당은 승리와 성공을 위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제가 앞장서 싸울 테니 저와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