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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20살 때 母와 싸우고 4일 가출…인생 제일 큰 반항" [인터뷰②]

OSEN

2025.06.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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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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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장우영 기자] 배우 박보영이 35년의 인생 중 가장 큰 반항을 밝혔다. 반듯한 생활을 이어왔을 것 같았던 박보영인 만큼 4일간의 가출은 놀라움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박보영은 지난 29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극본 이강, 연출 박신우,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몬스터유니온·하이그라운드)에서 얼굴 빼고 모든 게 다른 쌍둥이 자매 유미래, 유미지 역으로 열연했다.

‘미지의 서울’은 얼굴 빼고 모든 게 다른 쌍둥이 자매가 인생을 맞바꾸는 거짓말로 진짜 사랑과 인생을 찾아가는 로맨틱 성장 드라마다. 16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미지의 서울’은 첫 방송 이후 입소문을 타고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렸고, 공감이 가는 대사와 배우들의 연기가 앙상블을 이루며 호평 속에 종영했다.

박보영은 극 중 얼굴 빼고 모든 것이 다른 쌍둥이 자매 유미지, 유미래 역으로 데뷔 이래 첫 1인 2역에 도전했다. 박보영은 인생을 교환한 쌍둥이 자매의 극과 극 일상을 인물 간 간극과 심리의 결을 정밀하게 짚어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말보다 행동, 시선과 호흡의 리듬으로 캐릭터를 구축하며 ‘유미지’와 ‘유미래’ 사이의 심리적 간극을 유연하게 표현하면서 ‘믿고 보는 배우’ 타이틀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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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서울’을 통해 1인 2역에 도전한 박보영은 “1인 2역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긴 했는데 생각보다 녹록치 않았다. 대역 해주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연기를 봐주시거나 디테일을 말씀드리면 그 연기를 똑같이 해주셔야 제가 그 연기에 대해 리액션을 할 수 있는데 CG를 하다보니 눈높이 같은 게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나중에는 표시해두고 혼자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미지의 서울’에서 유미래, 유미지 역을 연기하면서 내가 지금까지 연기를 하면서 크게 계산하지 않고 했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까지는 상대방의 연기와 에너지를 받아서 하는 편이었는데 연기를 계산해서 하려다 보니까 맞춰보지 않은 합에서 혼자 계산해야 하는 게 힘들었다. 그래도 많이 발전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설정값이 어렵긴 했다. 처음에 감독님이 미팅할 때 1인 2역을 한다고 해서 ‘제가 유미래예요’, ‘제가 유미지예요’ 정도로 보여주지는 말자고 했다. 폭을 많이 두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는데 그래서 저희만 아는 디테일이 많이 숨어있다. 유미지는 주근깨가 있는 설정이어서 시골에 있을 때는 거의 매번 주근깨가 보이는데, 서울에 올라온 뒤로는 씻으면 주근깨가 나온다. 유미래는 점막을 좀 더 채워서 또렷하게 보이려고 했다. 단발도 가발이 달랐는데, 그럴 정도로 저희 나름대로는 차이를 두려고 엄청 애를 썼다”고 전했다.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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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은 유미래와 유미지 중 ‘유미지’가 자신에 더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 안에 유미래, 유미지가 다 있긴 하지만 MBTI의 %로 따지면 유미지가 60%, 유미래가 40%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저도 시골에서 살다가 서울로 올라와서 일을 하는 만큼 유미지의 마음이 이해가 됐다. 예전에 이모가 서울에 살아서 한번 놀러간 적이 있는데 지하철이 너무 신기했다. 그때는 내게 서울은 미지의 세계였는데, 서울에 와서 일을 하면서 느낀 건 녹록치 않다는 거였다. 그래서 유미지의 마음을 많이 느끼면서 대본을 좀 더 재밌게 읽었다”고 밝혔다.

유미지와 비슷한 건 또 있었다. 시골에 있다가 서울로 올라간 부분이 대표적이다. 박보영은 서울 생활에 대해 “시골에서는 혼자 사색을 하면서 걸을 수 있는 공간도 많고 조용한 곳도 많았다. 반면 서울에서는 조용한 곳을 찾아야 했다. 제가 유미지처럼 한강을 좋아하는데, 예전 인터뷰에서 엄청 힘들 때 찾아가는 한강 스팟이 있다. 지금도 가는데, 예전에는 힘들어서 그걸 털어내려고 갔다면 요즘에는 여기는 다시 오지 말자면서 스스로를 다독이는 곳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한 유미지와 상황은 다르지만 실제로도 세 자매 중 둘째 딸인 박보영은 유미지의 마음에 더 공감할 수 있었다. 박보영은 “나는 유미지에 가깝다. 유미래를 보면서 언니가 많이 생각났다. 책임감이 크고 무슨 말만 하면 너무 이성적으로 이야기해서 감정적인 나와 달랐다. 그래서 내가 유미지를 이해하기 좀 더 수월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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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박보영은 “성인이 된 후에 사춘기를 겪었다. 어릴 때는 크게 사춘기가 없었다. 진짜 말 잘 듣는 아이였는데 20살에 엄마와 싸우고 집을 나갔다. 엄마의 말에 한번도 아니라고 한 적도 없고, 거역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서울에 올라오고 일을 하면서 예민했던 시기에 엄마가 나를 이해 못 해준다고 생각했다. 그때 ‘나도 사회 생활 해야 해’라면서 엄청 싸우고 집을 나간 게 인생 제일 큰 반항이었다. 4일 정도 강릉에 가있었는데 그때 가장 빠른 기차표가 강릉행이었다. 생각 정리는 30분 만에 되고 그랬는데 혼자 있는 게 너무 힘들었고, 엄마에게 화낸 게 너무 미안했다”고 말했다.

BH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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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1인 2역, 더 나아가 1인 4역을 해낸 박보영. 그는 “매번 촬영할 때 ‘내가 외울 수 있을까’ 정도로 대사량이 많았다. 하지만 잘 쓰지 않는 표현들은 많이 없어서 대사가 입에 잘 붙었다. 외우는 게 양애 비해서는 수월한 편이었는데, 유미래와 유미지가 대화할 때가 많이 어려웠다. 통으로 외우면 될 줄 알았는데 각 캐릭터 촬영하는 날 따로 외워야 했다. 이런 건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다”라며 “정말 성장을 많이 했다. 많은 인물들이 나오면서 내가 이런 사람들에게 이런 편견이 있었나 싶기도 했다. 제가 유미지와 닮은 구석이 있으니 엄마와의 관계도 다시 생각해보게 됐고, 배우로서도 연기적인 부분에서 경험하지 못한 걸 했기에 한단계 조금은 올라서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장우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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