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사무총장 "세계 경제, 전환의 순간에 있다"
BIS 연례 경제 보고서 공개…"보호주의 특히 우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국제 금융기구인 국제결제은행(BIS)의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세계 경제가 "전환의 순간"(pivotal moment)에 있다고 평가했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29일(현지시간) "높은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의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주도의 무역 전쟁과 다른 정책의 이동이 오랫동안 구축돼온 경제 질서를 약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앙은행을 비롯한 기관들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시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을 비난한 것에 대해 질문을 받자 즉답을 피했다.
그는 "특정 시점에선 (정부와 중앙은행 간) 마찰이 있을 것이라는 건 예상 가능하다"며 "거의 그렇게 설계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BIS는 이날 공개한 '2025 경제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에서 보호주의 강화와 무역 분열이 "특히 우려스러운"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미 수십년 간 지속돼온 경제와 생산성 성장 둔화를 약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 긴장과 분열된 지정학적 상황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 내 깊은 구조적 문제를 노출할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 경제가 충격에 대한 회복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증거도 있다고 지적하고 인구 고령화, 기후 변화, 지정학적 긴장, 공급망 문제 등이 모두 더욱 변동성이 큰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보고서에 담긴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인플레이션 급등은 물가 움직임에 대한 인식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또 높은 수준인 데다 계속 증가하는 공공부채가 금리에 대한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을 증가시키고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지출 능력을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르스텐스 회장은 공공부채 증가에 대해 "이런 추세는 계속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또 군사비 지출 증가는 공공부채를 더욱 늘릴 것이라고 했다.
신현송 BIS 경제보좌관은 달러의 급격한 하락을 지적했다.
그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달러의 급격한 하락이 "대전환"의 시작이라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국부펀드나 중앙은행의 움직임은 느린 만큼 아직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단기 분석 결과에 따르면 미국 국채와 다른 미국 자산을 보유한 미국 이외 투자자들의 헤징(위험 회피)과 최근 몇 달간 달러의 하락에 "중요한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달러는 10% 하락한 상태다. 이는 1970년대 변동환율 시대가 시작된 이래 상반기 기준 하락 폭으로는 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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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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