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 엔초 마레스카(45) 첼시 감독이 계속되는 기상 중단 상황에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마레스카 감독이 이끄는 첼시는 지난 29일(한국시간) 미국 샬럿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16강전 벤피카(포르투갈)와 경기에서 연장 접전을 펼친 끝에 4-1로 승리했다.
이로써 8강 무대를 밟은 첼시는 오는 7월 5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갖는 팔메이라스(브라질)와 8강전에서 4강 진출을 놓고 다투게 됐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클럽 월드컵 역사상 두 번째로 긴 기상 중단 사태가 발생해 문제가 됐다. 후반 19분 리스 제임스의 프리킥 선제골로 앞서던 첼시는 후반 41분 뇌우로 인한 경기 중단 속에 킥오프 후 4시간 40분 가까이 경기를 펼쳐야 했다.
경기는 재개됐지만 경기장을 찾았던 2만 5929명의 관중 대부분은 자리를 떠났다. 선수들도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경기 때문에 마냥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경기는 재개됐으나 벤피카가 추가 시간 앙헬 디 마리아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연장으로 향했다. 연장전에서 벤피카의 잔루카 프레스티아니가 퇴장을 당하면서 크리스토퍼 은쿤쿠, 페드로 네투, 키어넌 듀스버리-홀의 연속골로 이어지며 승리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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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전문 'ESPN"에 따르면 경기 후 마레스카 감독은 "실점은 없었고,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만들었다. 그런데 중단 이후 경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게 축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7~9경기에서 중단이 발생했다면, 솔직히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축구가 아니다"면서 "이 대회를 열기엔 여기가 적합하지 않다는 뜻일 수 있다"고 경기 운영의 문제를 지적하며 분노했다.
실제 이날 경기 지연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 발생한 것이 아니었다. 벌써 6번째. 마레스카 감독은 "우리는 실점하지 않았고 이길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기회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마레스카 감독은 "하지만 경기 중단 이후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것이 축구라고 생갓하지 않는다"면서 "이미 중단된 경기가 7~9경기쯤 된다. 솔직히 이건 농담이라고 생각한다"고 대회를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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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건 축구가 아니다. 우리 같은 팀에는 전혀 맞지 않는다. 그렇게 오랫동안 경기장 안에 갇혀 있을 수는 없다"면서 "이건 전혀 새로운 상황이고 나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레스카 감독은 "하지만 7~8경기를 중단한다면 그건 이 대회를 열기에 적절한 장소가 아니라는 뜻일 수 있다"면서 대회 개최국 선정에 대한 불만까지 털어 놓았다.
마레스카 감독은 "오해하지 말아 달라. 이 대회는 환상적인 대회다. 클럽 월드컵은 최고다. 8강에 오른 것이 기쁘고, 이런 모든 것을 이긴 것도 만족한다"면서도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6~7경기가 중단됐다면, 누군가는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경기를 중단하는 건 정상적인 일이 아니다. 월드컵에서 중단된 경기가 얼마나 되나? 아마 0일 것"이라면서 "유럽에서는? 역시 0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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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온 지 2주도 안 됐는데 벌써 6~7경기가 중단됐다. 개인적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는 마레스카 감독은 "감독 입장에서 2시간이나 대기해야 할 때, 선수들을 경기 집중 상태로 유지시키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수들은 가족과 통화하고, 먹고, 놀고 웃는다. 어떻게 그런 상황에서 집중력을 유지하나"라며 "물론 우리는 이 자리에 있는 게 기쁘고, 이 대회에 참가한 것도 행복하다. 하지만 이건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감독으로서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