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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3' 강애심, 子 양동근 찌른 이유는..." 황동혁 감독, 호불호 답했다 [인터뷰③]

OSEN

2025.06.29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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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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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종로, 연휘선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오징어 게임 시즌3'의 황동혁 감독이 작품 속 일각의 비판을 자아내는 디테일들에 대해 직접 밝혔다.

황동혁 감독은 3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오징어 게임' 시리즈는 지난 2021년 첫 선을 보인 이래 넷플릭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리즈 1위를 놓치지 않는 작품이다. 작품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시즌1부터 글로벌 TV쇼 1위를 휩쓸며 한국 뿐만 아니라 북미, 유럽, 남미, 아시아 등 전역에서 글로벌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다.

이에 힘입어 제작된 시즌2까지 총 시청수 6억 뷰를 기록하며 넷플릭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리지널 시리즈 정상을 사수하고 있는 상황. 이번 시즌3에서는 시즌1 우승 이후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 만 기훈(이정재)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이병헌),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다뤘다.

특히 '오징어 게임 시즌3'는 시리즈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최종장으로 글로벌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아온 바. 지난 27일 첫 공개 이후 줄곧 플릭스패트롤 1위를 기록하며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작품의 치솟는 인기와 별개로 호불호 평가가 나뉘는 비판적인 지점들도 존재하는 바. 황동혁 감독은 이러한 지점들을 피하지 않고 직접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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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그는 준희(조유리)의 아이를 다소 기능석으로 사용했다는 지적에 대해 "아이에게 계속 젖병을 들고 다녀야 하나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심볼'로 생각했다. 리얼하게 양육하는 것보다는 지켜야 하는 상징적 존재로 생각했다. 그래서 구체적인 과정을 넣지 않는 편이 낫겠다 생각했다. 저도 아이를 어느 정도 먹여야 하나 고민도 했다. 그런데 딱 한 순간 젖병으로 먹이는 순간이 나오는데 상징적인 한 순간만 넣고 디테일한 묘사는 나오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라며 웃었다.

또한 엄마 금자(강애심)가 아들 용식(양동근)을 칼로 찌르는 장면에 대해서도 그는 "아마도 많은 분들이 엄마가 아들을 위해 희생하는 걸 생각하셨을 텐데 제가 금자 입장이라면 준의와 아기를 죽이려고 하는 아들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을 것 같더라. 아들을 죽이려고 한다기 보다 아들의 끔찍한 행동을 막는다는 의미로 해석해주셨으면 했다. 칼 든 손을 멈추게 한다는 느낌으로 오른쪽 어깨를 찌른 거다. 아들을 죽이려고까지 한 게 아니라 행동을 막으려고. 아들을 죽인 건 세상의 룰이고 가면 병정들이 총살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인공 성기훈을 답답해하는 대중의 반응에 대해서도 그는 "세상이 살기 어려워진 건 맞는 것 같다. 여유가 없어졌다. 남이나 다른 것을 품으려는 마음도 점점 줄어든다. 기부액도 점점 줄어든다고 하지 않나. 그만큼 조금씩 어려워지는 걸 느끼게 된다. 지나는 길만 봐도 점포 빈 곳도 많고 부는 가진 사람들에게 집중되고 이 와중에 제프 베이조스는 700억 원을 들여서 베니스에서 결혼을 했다고 하는데 그런 걸 보면서 사람들은 점점 더 박탈감을 느끼고 그래서 더 답답함을 뚫어주는 영웅을 기대하는 것 같다"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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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라운드에서 결국 성기훈을 제외하고는 빌런에 가까운 인물들만 남았기에 결말이 다소 뻔하게 느껴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황동혁 감독은 "마지막에 갈수록 조금 더 다크해지는데, 흔히 이야기하듯이 밤이 깊을수록 작은 불씨가 더 밝게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진짜 아무런 희망이 없는 지옥도 느낌을 주고 싶었다. 가장 다크하게. 모든 인물들도 다크하고 인간성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도록. 그 가운데 작은 불빛을 길어올리는 성기훈의 느낌을 주고 싶어서 그렇게 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게임이 진행되는 섬을 찾기 위해 흡사 예능 프로그램 '도시어부'처럼 바다를 배회하는 황준호(위하준) 일행의 구성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막상 준호는 섬을 찾았지만 너무 늦게 발견해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못하며 마무리해 아쉽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에 황동혁 감독은 "마지막에 준호가 도착해서 게임을 끝내는 방향도 생각했는데 도착이 늦어지고, 어떻게든 섬에 도착하게 하고는 싶었다. 형 인호(프론트맨)와 한번은 대면하게 하고 싶었다. 준희(조유리) 아이의 존재를 꼭 확인하게 하고 싶었다. 형을 보게 해야 했다. 그래야 프론트맨이 아이를 누군가에게 맡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존재로 준호를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더라. 그런 마지막 존재로 준호는 인호가 이 세상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다. 어떤 장면도 목격한 사람이고, 의미도 이해하고 456억 원을 허투루 쓸 사람도 아니고"라 강조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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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지켜보는 VIP들의 존재감에 대해서도 황동혁 감독은 "호불호가 있지만 VIP는 시즌1에서 등장하는 요소고 그게 이 게임의 룰이다. 그걸 딱히 바꾸려고 하진 않았다. 시즌1 때 보다는 경력이 있는 배우들을 캐스팅하려고 노력했다. 그게 쉽진 않았다. 얼굴을 다 가리고 있는 게 기본이라 얼굴도 거의 나오지 않는 역할에 굉장히 알려진 배우들을 캐스팅하기가 어려웠다. 할 수 있는 한도에서 최선을 다했다. 제가 원어민도 아니라 영어 대사를 쓰거나 이럴 때 어려운 지점들이 있고 영어 연출도 아쉬움이 있었다. 그렇지만 역할은 꼭 필요했다. 이 아이를 갖고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한 터닝포인트인데 이 아이를 플레이어로 참가시키는 것에 대한 논의에서 프론트맨과 VIP들의 대화가 필요했다. 제 딴에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만들었다. 호불호가 나오는 지점도 이해는 한다"라고 했다.

끝으로 황동혁 감독은 한번 더 '임산부'이자 '엄마'로서의 준희의 기능적인 면모에 대해서도 황동혁 감독은 "그런 비판도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수긍하며 "아기라는 심볼이 미래세계와 인간의 양심으로 필요해서 애초에 임산부 설정을 넣은 거다. 준희의 희생도 꼭 '모성애', 경석(이진욱)의 부성애를 너무 생물학적인 부모들의 희생과 사랑으로 보시지 말아달라. 저는 결혼도 안 하고 아이도 없지만 윗세대가 모든 다음 세대의 부모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자녀는 단지 우리가 낳은 세대가 아니라 세상을 물려받은 세대다. 지금 10대, 20대는 희망을 못 느낀다고 한다. 부모보다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그런 '부모 세대' 입장에서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우리가 계속 누리던 걸 다 움켜쥐고 누리려고 하면 다음 세대는 점점 더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런 관점에서 윗세대의 희생과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하는 마음으로 이해해 달라"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터뷰④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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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제공.


연휘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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