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KIA 타이거즈 마무리 정해영과 필승맨 전상현이 구단의 역사를 쓰고 있다.
전상현은 28일 잠실 LG 전에서 아웃카운트 4개를 잡아내며 시즌 17번째 홀드를 챙겼다. 정해영은 한 점차로 앞선 9회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내주었으나 세 타자를 잡아내고 시즌 20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전상현은 100홀드였고 정해영은 5년 연속 20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모두 타이거즈 최초의 기록이다. 두 선수는 운명이 엇갈린 인연이 있다.
전상현은 대구 상원고 출신으로 2016년 2차 4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당시 김기태 감독은 유망주 투수로 지목했고 1군 데뷔를 시켰고 8경기에 뛰며 1홀드도 챙겼다. 시즌을 마치고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도록 했다. 2017년 우승은 병영에서 응원했다. 전역후 2019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불펜투수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57경기에 출전해 1승4패15홀드,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했다.
당시 언더핸드 박준표(49경기 5승2패 15홀드 ERA 2.09), 좌완 하준영(59경기 6승2패15홀드, ERA 4.96) 함께 필승조의 일원이었다. 문경찬이 마무리를 맡아 24세이브, ERA 1.35의 우승성적을 올렸다. 전상현은 강력한 직구와 슬라이더, 정교한 제구력에 강심장까지 보여주며 마무리 가능성도 엿보였다.
2020시즌 유의미한 보직 변화가 생겼다. 마무리 문경찬이 부진에 빠지자 필승맨으로 전반기 ERA 1.35의 압도적인 구위를 과시했던 전상현이 뒷문을 맡은 것이다. 후반기에는 주춤했으나 2승2패 13홀드 15세이브, ERA 2.45의 우등성적을 냈다. 24살의 젊은 타이거즈 마무리의 등장이었다. 2021시즌 부동의 마무리 투수으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코로나19사태와 함께 국내에서 실시한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안타까운 어깨 부상 소식이 들려왔다. 수술을 피했지만 장기 이탈을 예고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새로운 마무리를 물색했고 2020년 루키 필승조로 활약한 우완 정해영을 전격 발탁했다. 묵직한 구위와 두둑한 배짱을 과시하며 5승4패34세이브라는 놀라운 기록했다.
전상현은 부상을 털고 복귀했으나 마무리는 아니었다. 마무리를 내주었지만 든든한 홀드맨으로 뛰며 15경기 7홀드를 수확했다. 이후 전상현과 마무리 정해영으로 이어지는 불펜 필승 방정식을 정립했다. 2021시즌부터 매년 두 자릿 수 홀드를 기록하며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2024년에는 개인 최다 66경기 10승7세이브19홀드 ERA 4.09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전상현./OSEN DB
이해는 어깨통증으로 한 달 쉬었던 정해영 대신 멋진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마무리 본능은 여전했다. 특히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운명의 1차전에서 0-1로 뒤진 6회초 무사 1,2루 위기를 막아내고 5-1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최고의 구위를 보여준 전상현의 선택이 주효했다. KIA는 1차전 역전의 기세로 몰아붙여 결국 4승1패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정해영도 2년 연속 30세이브를 따내며 승승장구했다. 2023시즌 구속저하로 23세이브에 그쳤지만 2024시즌 31세이브를 따내며 한국시리즈 5차전 우승 엔딩까지 했다. KBO리그 최연소 100세이브 기록도 세웠다. 올해는 5월 17일 두산전에서 137세이브를 기록했다. 선동열을 넘어 타이거즈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세우더니 KBO 역대 3번째로 5년 연속 20세이브 기록까지 달성했다.
KIA는 개막 초반의 부진을 딛고 6월 반등에 성공했다. 월간 승률 1위로 선두 한화 이글스에 3.5경기차로 추격했다. 전상현과 정해영이 뒷문지기로 든든한 활약을 펼친 것도 상승세의 이유였다. 피로누적이 우려되고 있지만 많은 승리를 지켜내며 자신의 몫을 다하고 있다. 향후 선두권 공략에서 두 투수의 뒷심은 더욱 필요하다. 타이거즈에게 분명히 축복같은 클로저와 필승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