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시리아 임시대통령 암살 기도"…시리아는 부인
"알샤라 정부 온건정책에 극단주의 세력 불만"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대통령 암살을 기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리아 당국은 이를 부인했다.
미국이 주도했던 IS 격퇴 국제동맹군(CJTF-OIR)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므자헴 알살룸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IS 고위 지도자가 알샤라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음모를 꾸몄으나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시리아 남부 다라에서 테러를 실행에 옮기려고 했지만 시리아와 튀르키예 당국이 이를 사전에 포착해 관련자들을 체포했다는 것이다.
알살룸은 암살 계획을 주도한 IS 지도자가 시리아의 옛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시절부터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교류해온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튀르키예, 이스라엘 등 중동의 여러 매체에서도 비슷한 보도가 이어졌다. 레바논 LBCI 방송은 이번 암살 기도가 이달 초 있었으며 알샤라 대통령의 다라 방문 하루 전 저지됐다고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29일 시리아 정부 관계자는 "시리아군과 튀르키예 정보당국이 알샤라 대통령의 다라 방문 때 암살 기도를 저지했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고 시리아 국영 SANA 통신이 보도했다.
알샤라 대통령은 작년 12월 시리아의 이슬람 반군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을 이끌고 아사드 정권을 축출한 뒤 과도정부를 세워 권력을 잡은 인물이다. HTS는 과거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카에다에 연계돼 창설된 알누스라전선을 뿌리로 하지만, HTS는 2016년 알카에다와 관계를 끊었다고 주장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특사인 톰 배럭 주튀르키예 미국대사는 이달 초 아랍 매체 알모니터 인터뷰에서 알샤라 대통령의 안전과 관련해 "적의 공격자가 오기 전에 막아야 한다"며 "보호 시스템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경계심을 보였다.
지난 3월 레바논 일간 로리앙르주르는 알샤라 대통령이 권력을 잡은 이후로 IS 잔당이 꾸민 두 차례의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달 22일에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한 정교회 성당에서 무장괴한이 총격을 가한 뒤 폭발물이 든 조끼를 터뜨리는 테러가 벌어져 최소 25명이 숨졌다. 이후 IS 분파 '사라야 안사르 알순나'가 범행 배후를 자처했다.
알샤라 대통령의 신변에 위협받는다는 우려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여성에 히잡 착용을 강제하지 않는 등 온건한 정책을 펴는 데다, 이란·러시아와 밀착했던 알아사드와 달리 미국 등 서방에 다가서는 움직임이 IS 등 극단주의 진영의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에는 중동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만났으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대(對)시리아 제재를 해제했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아랍국이 수교하는 '아브라함 협정' 추진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수십년간 적국이었던 시리아와 이스라엘이 평화 협정에 합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알살룸은 "시리아의 새 통치자들이 펼치는 온건한 정책에 극단주의 세력이 불만을 품게 될 경우 이슬람국가아프간분파(ISKP)처럼 시리아에서 IS가 다시 부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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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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