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공장 폐열로 농사짓는다…당진에 국내 최대 스마트팜단지

중앙일보

2025.06.30 08:26 2025.06.30 13:2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충남도와 당진시·대한제강은 지난달 26일 ‘에코- 그리드 당진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투자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대한제강이 스마트팜 단지를 만드는 게 주요 내용이다. [사진 충남도]
충남 당진에 축구장 166개 크기의 스마트팜단지가 들어설 전망이다. 이 스마트팜단지는 인근 철강공장 폐열을 냉·난방 에너지로 활용한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오치훈 대한제강 회장, 오성환 당진시장은 지난달 26일 충남도청에서 ‘에코- 그리드(Eco-Grid) 당진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해각서에 따르면 대한제강은 2028년까지 당진시 석문면 통정리 석문간척지에 119만㎡ 규모의 스마트팜단지를 조성한다. 사업비는 총 5440억원이다.

현재 국내 최대 스마트팜단지는 경북 상주, 경남 밀양, 전북 김제, 전남 고흥 등 4곳에 만든 스마트팜혁신밸리로 면적은 각 20만㎡다. 충남도는 석문 스마트팜단지가 완성되면 국내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석문 스마트팜단지는 ▶청년 임대 온실 28만4297㎡ ▶청년 분양 온실 13만8843㎡ ▶일반 분양 온실 60만1653㎡ ▶모델 온실 4만6281㎡ ▶육묘장, 가공·유통센터, 저온저장고, 선별 포장센터 등 공공지원시설 11만9008㎡ 등으로 조성한다. 이들 시설을 모두 합하면 축구장(7140㎡) 166개를 합해 놓은 규모다.

이곳에는 딸기·토마토·오이 등을 재배한다. 스마트팜 단지는 대부분 분양하고 20% 정도는 임대할 예정이다. 당진을 비롯한 충남 청년에게 우선 분양하고, 저금리 대출 등 다양한 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해 청년농부의 부담을 덜어줄 방침이다.

이와 관련, 대한제강은 부산에 있는 자회사인 YK스틸을 2028년까지 석문국가산업단지로 옮길 예정이다. 대한제강은 YK스틸 압연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300℃에 가까운 폐열을 석문 스마트팜단지에 저렴하게 공급한다. 석문 스마트팜단지에서는 이 폐열로 온수를 생산, 겨울철에는 온실 파이프라인으로 흘려보내 온도를 높인다. 또 여름철에는 ‘흡수식 냉동기’를 사용해 온실 내부 온도를 낮춘다. 충남도 관계자는 “이렇게 하면 석문 스마트팜단지 입주 농가는 에너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 온실 3만3000㎡(1만 평)당 연간 에너지 비용은 5억원 정도다. YK스틸이 폐열을 2억원 안팎으로 공급하면 농가는 3억원가량 절감할 수 있다. 석문 스마트팜단지 119만㎡ 전체로 따지면 연간 180억원에 달하는 에너지 비용을 72억원어치만 사용, 108억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대한제강은 이번 1단계 스마트팜단지가 성공적으로 가동하면, 인근에 2단계 53만㎡, 3단계 59만㎡의 스마트팜단지를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대한제강 측은 “청년농 유입과 농업인 소득 증대, 농업의 첨단화와 관련 기관·기업 유치, 연관 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1954년 설립한 대한제강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이 1조2000억원이다.

충남도와 당진시는 대한제강의 석문 스마트팜단지 조성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김태흠 지사는 “대한제강에서 발생하는 산업 폐열을 활용해 스마트팜을 운영하면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라며 “제조업이 발달한 충남에서 폐열을 활용한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이 널리 퍼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도는 내년까지 834만9000㎡(253만 평)의 스마트팜을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조성을 마친 면적은 412만5000㎡(49.4%)에 달한다.





김방현([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