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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특공대가 선생님…생존수영 배우는 제주 초등생

중앙일보

2025.06.30 08:44 2025.06.3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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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초 학생들이 30일 바다 위 해경 보트에서 뛰어내리는 훈련을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친구가 물에 빠졌어요!”

30일 오전 10시 제주시 이호해수욕장 동쪽 해변. 제주도리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의 고사리손에서 던져진 0.5L 페트병이 물에 빠진 친구에게 날아갔다. 물이 절반쯤 채워진 페트병 중간에는 줄이 묶여 있었다.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물건을 이용해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었다. 제주해경 대원은 “페트병에 입수자가 맞으면 위험할 수 있으니 물이 흐르는 반대 방향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던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6학년 최준호군은 “원래 헤엄을 치지 못했는데, 바다 선생님들께 수영을 배우게 돼 안심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다른 한쪽에선 보트에 탄 학생들이 안전하게 바다로 뛰어드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같은 학년 장연수양은 “위급한 일이 생기면 나의 안전을 확실히 한 후 상대방을 구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제주도내 초등생들이 바다에 직접 나가 해경특공대(SSAT)에게 실전 생존수영법과 응급처치 등을 배웠다. 제주도 교육청은 30일 도내 초등학생의 수상을 위해 올해부터 해군·해경·해녀 등과 ‘제주형 생존수영’ 교육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상복 차림으로 바다에서 뜨고 이동하기, 기도폐쇄대응법(하임리히법) 등을 배운다. 제주도가 사면이 바다인 만큼 옷을 입고 하는 착의형 훈련이 중심이었다.

물밖에서도 생존교육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기도를 막은 물질을 뱉어내게 돕는 하임리히법을 배우고 직접 해보기도 했다. 이정탁 제주SSAT 대원은 “선박사고 등을 가정해 아이들이 파도를 직접 느끼고 실제 옷을 입은 상황에서 물에서 뜨고, 구명정까지 가는 법을 알려줬다”며 “변수가 가득한 실제 바다 교육이라 안전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했다.

생존수영 교육은 1∼2학년은 2시간 이상 이론교육을 중심으로 하며 3∼6학년은 학교 수영장 등을 이용해 10시간 이상 이론과 함께 실기 교육을 한다. 보호자와 함께하는 교육도 진행한다. 김효정 제주도리초 교사는 “반 아이들이 모두 바다로 나왔다. 현장에서 바다 전문가와 만나 실제 상황처럼 배우는 만큼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충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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