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김민재(29, 바이에른 뮌헨)의 향후 거취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방출 유력 후보로 분류됐던 그를 둘러싼 이적 시장의 반응이 잠잠한 분위기다.
독일 'FCB 인사이드'는 지난달 30일(한국시간) 독일 이적시장 전문가 크리스티안 폴크의 분석을 인용해 "김민재를 향한 구체적인 제안은 현재까지 도착하지 않았다. 이는 바이에른 뮌헨이 가장 우려했던 시나리오다. 이대로라면 김민재가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상황은 다르게 전개됐다. 김민재의 매물화 소식에 영국의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를 비롯해 유벤투스, AC 밀란, 파리 생제르맹(PSG), 그리고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 나스르까지 관심을 보였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특히 PSG는 루이스 캄포스 단장이 직접 김민재 측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고, 알 나스르도 구체적인 접근을 시도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적이 현실화되는 조짐은 아직 없다. 바이에른은 김민재의 이적료를 초반 설정한 5,000만 유로에서 3,500만 유로(약 559억 원)까지 하향 조정했지만, 실제로 테이블에 오른 제안은 없었다. 구단은 일정 수준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빠른 결별을 희망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 요나탄 타의 합류가 김민재의 입지를 더욱 좁혔다. 자유계약(FA)으로 영입된 타는 차기 시즌 주전 센터백 후보로 평가받고 있으며, 현지에선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주전 조합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포르투갈 수비수 토마스 아라우주까지 링크되고 있어, 김민재는 차기 시즌 설 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문제는 단순한 포지션 경쟁이 아니라 재정적 부담까지 연결된다. 김민재는 팀 내 고연봉자에 속하며, 벤치 자원으로 두기엔 구단 입장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마땅한 이적처가 없는 상황에선 구단 역시 뾰족한 대안을 찾기 어렵다. FCB 인사이드는 "이대로 제안이 없을 경우, 김민재는 계약에 따라 잔류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구단이 가장 원하지 않았던 시나리오"라고 지적했다.
김민재는 전북 현대와 중국 슈퍼리그를 거쳐 페네르바체 SK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이후 나폴리로 이적해 세리에A를 대표하는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2022-2023시즌엔 나폴리의 리그 우승을 이끌며 세리에A 베스트 XI과 최우수 수비수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대기록을 남겼다. 아시아 출신 수비수로는 최초였다.
이러한 활약을 발판으로 2023년 여름,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 초반엔 주전으로 중용되며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였지만, 후반기로 갈수록 누적된 피로와 부상이 겹치며 출전 시간이 줄었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혹사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민재는 아킬레스건염, 무릎과 허리 통증, 인후염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도 50경기 중 43경기를 소화했다.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총 3,593분을 뛰었고, 이는 키미히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었다. 실질적으로 바이에른의 '철인' 역할을 수행한 셈이다.
시즌이 끝난 지금, 돌아온 것은 '불확실한 미래'다. 바이에른은 그의 대체자를 이미 확보했고, 김민재의 거취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 바이에른 입장에서도 이 상황이 길어질수록 계획을 수정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