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런던 라이벌과 '불문율'까지 무시하면서 공격진 보강을 노리고 있다. 그 중심엔 모하메드 쿠두스(25,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6월 30일(한국시간) "토트넘이 라이벌 팀 간의 비공식 '이적 엠바고'를 깨려 하고 있다. 그들은 웨스트햄의 쿠두스를 눈여겨보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쿠두스는 토트넘 감독인 토마스 프랭크에게 다재다능한 공격 옵션을 선사할 것"이라며 "만약 쿠두스가 토트넘에 합류하게 되면 그는 2011년 스콧 파커 이후 동런던 클럽 출신으로 토트넘으로 이적하는 첫 번째 미드필더가 된다"라고 전했다.
지난 14년 동안 지켜져 온 이적 금기를 깨려는 토트넘이다. 같은 런던을 연고지로 삼고 있는 토트넘과 웨스트햄은 2011년 파커 이후로 한 번도 선수 거래를 한 적이 없다. 이제 비공식 이적 금지를 해제하고 쿠두스를 북런던으로 데려오려는 토트넘이다.
텔레그래프는 "쿠두스는 토트넘의 주요 영입 대상으로 지목됐다. 토트넘은 7월 첫 10일간 유효할 것으로 알려진 그의 8500만 파운드(약 1578억 원) 방출 조항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이적을 성사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설명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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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두스는 가나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그는 2020년 아약스에 합류한 뒤 왕성한 활동량과 빠른 드리블, 날카로운 마무리를 바탕으로 2선 공격수 및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 잡았다.
쿠두스는 아약스에서 3시즌간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63경기 16골을 넣었다. 2022-2023시즌에만 30경기에서 11골 3도움을 터트리며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 축구를 울렸던 기억도 있다. 쿠두스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을 상대로 펄펄 날았다. 그는 대회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 골망을 두번이나 흔들며 가나의 3-2 승리를 이끌었고, 공식 POTM(Player of the match)으로 선정됐다. 비록 가나의 조별리그 탈락은 막지 못했으나 쿠두스의 활약만큼은 눈부셨다.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쿠두스는 2023년 여름 여러 러브콜을 받은 끝에 4000만 파운드의 이적료(약 743억 원)로 웨스트햄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뛰어난 드리블과 피지컬을 앞세워 웨스트햄 주전 윙어로 활약하고 있다. 웨스트햄에서 기록한 두 시즌간 성적은 80경기 19골. 다만 쿠두스는 데뷔 시즌엔 모든 14골을 넣었지만, 지난 시즌엔 5골로 주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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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공격진 보강을 원하는 토트넘이 쿠두스를 포착했다. 토트넘은 올여름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히샬리송, 브리안 힐 등 측면 자원이 이적설에 휩싸였다. 티모 베르너도 임대를 마치고 라이프치히로 돌아갔다. 현재 새로 가세한 선수는 마티스 텔 한 명뿐이다.
텔레그래프는 "가나 국가대표 쿠두스는 토트넘에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스트라이커 뒤에서 뛸 수 있는 그의 능력은 프랭크에게 풍부한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며 "토트넘은 아직 쿠두스에게 제안하지 않았다. 구단은 선수 매각을 통해 영입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구단주나 구단 외부에서 새로운 투자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전했다.
물론 토트넘이 관심을 보이는 공격 자원은 쿠두스뿐만이 아니다. 토트넘은 브라이언 음뵈모와 앙투안 세메뇨, 에베레치 에제도 눈독 들이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쿠두스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웨스트햄도 쿠두스와 작별할 의향이 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웨스트햄은 지난 시즌 소방수로 부임한 그레이엄 포터 감독 체제에서 스쿼드 재편과 재정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 쿠두스 역시 런던 내 이적에 열려 있다는 소식이다. 그가 토트넘에 합류하면 손흥민 혹은 히샬리송의 직접적인 대체자가 될 수 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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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 스포츠'에 따르면 토트넘은 6000만 파운드(약 1145억 원) 정도면 쿠두스를 데려올 수 있다고 낙관 중이다. 다만 쿠두스는 첼시 이적 가능성도 알아보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의 관심도 받고 있다. 첼시는 제이미 기튼스와 주앙 페드루 영입을 마무리 중이기에 알 나스르 정도가 토트넘의 진지한 라이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현지 팬들이 쿠두스의 토트넘 이적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일단 웨스트햄 팬들은 분노할 가능성이 크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2015년 에마뉘엘 아데바요르의 웨스트햄 입단을 직접 차단했고, 이후 양 팀은 한 번도 협상 테이블을 펼치지 않아왔기 때문.
게다가 토트넘 팬들도 쿠두스에게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토트넘과 경기 도중 미키 반 더 벤을 발로 차고, 파페 사르의 얼굴을 밀쳐 퇴장당했다. 당시 이들을 말리려고 끼어들었던 히샬리송도 머리에 충격을 받고 쓰러졌다.
결국 쿠두스는 잉글랜드 축구협회(FA)로부터 5경기 출전금지와 벌금 6만 파운드(약 1억 1100만 원)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과거는 잊고 동행을 시작하길 원하는 쿠두스와 토트넘이다. 토트넘 소식에 능통한 폴 오키프에 따르면 토트넘은 그를 최우선 타깃으로 삼고 있으며 이미 이적료 5000만 파운드(약 928억 원)를 제시했지만, 거절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