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는 단순한 먹거리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 특유의 달콤함과 부드러움은 때로는 휴식을, 때로는 위로를 건네죠. 휴식과 위로가 필요한 분들을 위해, 쿠킹에서는 안미연 무무 인 서울 오너 파티시에의 디저트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디저트에 담긴 소소한 이야기부터 감각적인 레시피까지, 마음까지 풍성해지는 달콤한 순간을 함께하세요.
⑤ 아보카도 라임 베린느 (Avocado-Lime Verrine)
낮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여름, 장마철의 습기까지 더해지면 오븐 사용은 더욱 부담스럽게 느껴집니다. 베이킹을 사랑하는 홈베이커에게도 오븐을 켜는 일이 망설여지는 시기죠. 이럴 땐 에어컨 아래에서 즐기는 시원한 디저트가 제격입니다. 그래서 6월과 7월에는 여름에 잘 어울리는 노오븐 디저트를 소개하려 합니다. 그 시작은 바로 ‘베린느(verrine)’입니다.
‘베린느’는 프랑스어로 ‘컵에 담긴 디저트’를 의미하는데, 크림이나 과일, 콩포트 등을 투명한 유리잔에 층층이 쌓아서 만들어요. 베린느의 가장 큰 장점은 젤라틴 등 고정제가 없어도 모양을 유지할 수 있고, 보관과 이동이 용이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뷔페나 파티 등의 케이터링 디저트로도 자주 등장합니다. 혹시 이미지가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면, ‘파르페’를 떠올려 보세요. 그 역시 베린느의 일종입니다.
‘과육은 단단하고 기복이 없으며,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한다. 맛은 순하고 질감은 크림처럼 부드러우며, 영양은 매우 풍부하다. 그런 점에서 아보카도는 마음을 안심시키는 상징이다.”
알랭 드 보통은 『사유식탁』에서 아보카도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그 매력이 느껴지시나요. 사실 저는 아보카도를 즐겨 먹지 않았어요. 그런데 디저트 재료로 사용해본 후 그 매력에 빠졌습니다. 버터크림보다 가볍고 생크림보다 밀도감이 있는 식감, 그리고 라임이나 레몬과의 궁합은 특유의 텁텁함을 상큼하게 잡아줍니다.
‘숲의 버터’라고도 불리는 아보카도는 불포화지방산, 비타민E와 C, 엽산 등 영양소가 풍부해 대표적인 항산화 식재료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물론 디저트 하나로 건강을 완벽히 챙길 순 없겠지만, 적어도 죄책감은 줄여주는 착한 디저트가 되어줄 수 있죠. 오늘은 과일 콩포트를 따로 사용하지 않고, 단순하지만 산뜻한 아보카도 라임 베린느를 소개할게요.
Today`s Recipe 무무의 아보카도 라임 베린느
“아보카도는 생과나 냉동 어떤 것을 사용해도 괜찮아요. 다 만든 베린느는 원하는 컵에 담아서, 다른 사람들과 나눠보세요.”
재료 준비
도구 : 유리컵 또는 디저트컵과 짤주머니
재료 :
크러스트 : 쿠키(다이제스티브6pcs) 또는 크럼블 100g, (녹인)무염버터 40g 또는 식물성오일
〈크림〉 아보카도 3개 (200g), 크림치즈 200g, 알룰로스 90mL, 라임즙 10mL, 무가당요거트 90g, 생크림 200g
장식 : 라임제스트
만드는 법 〈크러스트〉 1. 베이킹하면서 남았던 크럼블 또는 다이제스티브 쿠키 6개를 믹서에 갈아준다.
2. 적당히 간쿠키도우에 녹인 무염버터를 넣어 잘 섞어주고, 유리컵 바닥면에 잘 눌러 담는다. 크림을 만드는 동안 잠시 냉장 또는 냉동고에 넣는다.
〈아보카도라임 크림〉 3. 생크림은 30% 정도(요구르트 질감) 휘핑한다.
4. 생크림을 제외한 모든 재료를 믹서에 넣어 잘 블렌딩해준다. 이때 당도와 상큼함 등은 취향껏 조절하면 된다.
5. ③과 ④를 잘 섞어 아보카도라임크림을 완성한다.
6. 완성된 크림을 짤주머니에 담아 냉장 보관해뒀던 유리컵에 적당량 파이핑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