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지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길상지지(吉祥止止). 멈춰야 할 때 멈추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한다"며 "27년간 걸어온 검사로서의 길을 이제 멈추려고 한다"고 적었다.
신 지검장은 "지금 검찰은 많이 어려운 시기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저만 먼저 떠나게 돼 죄송한 마음"이라면서도 "저보다 훨씬 훌륭한 우리 검찰 가족들이 계시기 때문에 이 어려움도 결국 잘 헤쳐나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저를 도와주신 선배, 동료, 후배 검사님들 그리고 수사관님들, 실무관님들, 행정관님들 모두 감사했다"며 "오늘 검찰을 떠나지만, 마음은 검찰에 두고 간다"고 덧붙였다.
신 지검장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등에서 근무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에는 중앙지검 형사3부장으로 재직했다. 이후 서울남부지검 2차장 등을 거쳐 지난해 5월 남부지검장에 임명된 그는 최근까지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건진법사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양석조 동부지검장도 이날 이프로스에 사직 인사를 올렸다.
양 지검장은 "어려운 시기 떠나게 돼 죄송한 마음뿐"이라면서 "동부지검에서 시작한 검사 생활을 동부지검에서 마치게 됐다"고 밝혔다.
양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대검찰청 반부패부(중수부 후신) 선임연구관, 서울남부지검장, 대검 반부패부장 등을 지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입시 비리 사건 때 심재철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무혐의'를 주장하자 "당신이 검사냐"고 항의했다는 이른바 '상갓집 항명 사태'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이날 양 지검장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수사·기소 분리와 관련해 "형사사법에 종사한 공직자의 최소한의 도리로서 짧게나마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수사 없는 기소는 책임 회피 결정·재판 및 공소권 남용으로, 기소 없는 수사는 표적 수사 및 별건 수사로까지 이어질 위험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사법기관 간 책임의 영역이 더욱 흐려지고 이리저리 헤매던 범죄 피해자인 국민은 더 큰 마음의 화상을 입어 제3의 권력기관을 찾아 나서거나 스스로 해결을 시도하는 사회적 혼란 상태도 솔직히 우려된다"며 "이미 실제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 지검장은 "검찰에 대한 과거로부터의 비판은 주로 사람에 대한 것"이라며 "그렇다면 사람의 영역에서 국민의 총의를 모아 공정한 정의를 구현하는 방안(전속수사관할, 유책·면책 등)을 강구함이 타당하다"면서 사람 영역의 문제를 사건 영역에서 다루려다 보면 난제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르면 이날 이재명 정부의 첫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일부 고위 간부들은 법무부에 사직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