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 본관에서 닷새째 농성 중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찾아 안부를 전했다.
나 의원은 김 원내대표에게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으나 김 원내대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1일 오전 이기헌 원내대표 비서실장과 김남근 민생부대표와 함께 나 의원을 찾았다. 김 원내대표와 나 의원은 각각 서울 동작갑과 동작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악수를 나눈 후 나 의원이 “법사위원장을 좀 달라”고 하자 김 원내대표는 “새로운 지도부랑 손 맞춰서 잘”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때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자리에 합류해 “(법사위원장을 돌려주면) 우리가 100% 협조하겠다”고 거들었다.
나 의원은 “지난 주말 간 있는데 에어컨도 안 틀어주는데 누구는 우리보고 (에어컨 아래서) 바캉스 한다고 하더라”며 “동작 남매라고 그러더니 다 가져가고 고생 엄청시킨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죄송하다, 무조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유 수석부대표가 “여기선 죄송하다고 하고 멘트는 ‘민생방해 세력’이라고 한다”고 지적하자, 김 원내대표는 “대내용, 대외용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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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단식 아냐?” 나경원 “단식을 왜 하나”
전날 오후 2시 20분쯤에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나 의원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는 인사청문회 자료 제출 문제를 두고 짧은 신경전이 오갔다.
김 후보자가 나 의원에게 “식사는?”하고 묻자 나 의원은 “김밥 먹었다. 웰빙(농성이라고 하는데) 나는 언제 단식한다 그랬나”라고 답했다. 이에 김 후보자가 “단식하시는 건 아니고요? 단식은 하지 마시라”고 하자, 나 의원은 “단식을 왜 하느냐”고 받아쳤다.
김 후보자가 ‘어떤 일로 왔느냐’는 나 의원의 물음에 “국회에 온 것”이라며 “수고들 하시라”고 하자, 나 의원은 “민주당 같으면 ‘물러가라’ 이런 것을 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나 의원이 김 후보자를 향해 “자료 좀 내시라. 자료 좀”이라며 쏘아붙이자 김 후보자는 “자료 다 갖다 드렸는데 보지를 않고 (인사청문회장에) 들어오시니까”라고 응수했다. 이에 나 의원은 “마지막에 증여세 낸 것 자료를 (내라)”고 재차 말하자, 김 후보자는 “다 냈는데 보질 않으신다. 주진우 의원이 사과하셨으면 나머지까지 다 드리려고 했다. 자료를 다 드렸다. 그런데 그걸 안 보시더라고”라고 한 뒤 자리를 떴다.
민주당은 나 의원의 농성을 ‘무더위를 피하는 캠핑 농성’, ‘웰빙 농성’이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농성에 벌써 34명의 동료 의원이 동참했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우리의 농성을 악의적으로 폄훼하고 조롱하는데, 왜 이렇게까지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