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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 T자 스트랩 샌들에 "우리 문화 훔쳤다" 들끓는 인도

연합뉴스

2025.06.3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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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 "영감 얻은 거 맞아…현지 장인 공동체와 접촉중" 해명
프라다 T자 스트랩 샌들에 "우리 문화 훔쳤다" 들끓는 인도
프라다 "영감 얻은 거 맞아…현지 장인 공동체와 접촉중" 해명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이탈리아 명품 패션업체 프라다가 최근 패션쇼에서 T자 스트랩 샌들을 선보이자 인도가 자국 문화가 도용당했다며 들끓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초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프라다 패션쇼에서 런웨이 위 모델들이 신은 T자 스트랩 샌들이 인도의 전통 수제 가죽 신발인 '콜라푸리 차팔'과 흡사하다는 의혹이 최근 인도 소셜미디어에서 분출했다.
콜라푸리 차팔은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의 콜라푸르 지역 이름을 딴 신발로, 밑창이 육포처럼 납작한 수공예 샌들이다.
인도인들은 프라다가 자국의 전통 디자인과 문화를 도용했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인도가 이 제품에 끼친 영향력에 대한 합당한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거센 분노의 배경에는 인도의 높아진 세계적 위상에 고무된 인도인들이 세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심리가 깔려 있다고 NYT는 짚었다.
인도 국민들의 여론이 들끓고 마하라슈트라주 상공회의소가 항의 서한까지 보내자 프라다는 패션쇼에서 선보인 제품이 콜라푸리 샌들에서 영감을 받은 게 맞다며 해명에 나섰다.
프라다 그룹은 성명을 내고 "인도 마하라슈트라와 카르나타카의 특정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인도 전통 신발에서 영감을 받은 샌들을 밀라노에서 열린 남성 2026 봄여름(S/S) 시즌 쇼에서 선보였다"고 인정했다.

이어 "인도 현지 장인 공동체와 의미 있는 교류를 위해 대화를 시작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마하라슈트라주 당국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 내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에 대해 프라다가 샌들을 팔아 이득을 얻고 인도 내 콜라푸리 업계가 배제당하는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을 인도인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의 패션 칼럼니스트인 카니카 갈로는 프라다가 이 신발에 대해 어떤 상업적 계획을 가졌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인도인들이 느끼는)분노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지식재산권 변호사 수방 나이르는 콜라푸리 차팔이 '지리적 표시'(GI)로 보호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리적 표시는 상품에 특정 지리적 원산지가 존재하고, 그 원산지에서 상품의 품질과 특성이 비롯되는 경우에 붙는 표시를 말한다. 인도 정부는 지난 2019년 콜라푸리 차팔을 GI 적용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번 논란에 지나친 민족주의가 투영돼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인도의 유명 패션 디자이너인 라그하벤드라 라토르는 "우리는 매우 민감한 사회가 됐다"라며 "한 켤레에 1천~3천루피(1만5천~4만7천원)밖에 안 되는 소박한 콜라푸리 샌들이 국제 무대에 등장한 것은 분노보다는 축하를 받아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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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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