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떼의 습격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생태계 익충으로 분류돼 적극적인 방역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러브버그는 천적도 없어 생물학적 방제도 한계가 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에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9296건으로 1년 전 4418건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지난 주말 러브버그 떼가 대량 출몰한 인천 계양산이 있는 인천 계양구청 감염관리과에서는 “지난해엔 러브버그 관련 민원이 62건이었는데 27일까지 통계를 잡아보니 360건 정도”라고 밝혔다.
러브버그가 급증하며 시민들에게 혐오감과 불편을 주고 있지만 성충은 특별한 천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생물학적 방제는 제한적이다. 새는 물론이고 개구리나 두꺼비, 다른 곤충들도 러브버그 성충을 잡아먹지 않는데 과학자들은 이 이유가 러브버그 성충이 지닌 ‘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국제환경대학원 사라소타 카운티 캠퍼스의 연구원 캐럴 와이엇 이븐스는 지난 2020년 기고한 글에서 “러브버그는 ‘산성 맛’ 때문에 포식자들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해외 환경단체 환경 리터러시 협의회는 “러브버그는 신맛이 강하고 껍질이 단단해 개구리와 같은 양서류들이 먹기를 꺼린다”고 설명했다.
루이지애나주립대 산하 농업연구센터에서도 “러브버그를 성충을 특별히 잡아먹는 종도 없다”며 “외래종이기 때문에 천적이 많지 않아 이 곤충의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한 방법이 모색되고 있다”고 했다.
현재 러브버그에 대한 방제 방법이 연구되고 있지만 사실상 박멸은 불가능하고 화학 약품을 사용하면 다른 생물들도 피해를 입기 때문에 방역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한편 가정이나 야외에서 러브버그에 대응할 수 있는 예방 수칙으로는 ▶야간 조명 밝기 최소화 ▶방충망 점검 ▶외출 시 어두운색 옷 착용 ▶차량 부식 방지를 위해 자주 세차하기 ▶끈끈이 트랩 설치 ▶벽이나 창문에 붙은 개체는 살충제 대신 휴지·빗자루를 이용하거나 물을 뿌리는 방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