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활주로에 놓인 관 앞에 무릎을 꿇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침통한 표정으로 인공기를 덮고 관을 쓰다듬습니다.
영상을 보는 관객들은 눈물을 훔치고 일부는 왈칵 눈물을 쏟아냅니다.
북한이 러시아 파병 북한군 전사자의 유해를 맞이하는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북러 예술인 공연에는 북한 가수의 무대를 배경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관 위에 인공기를 덮는 모습과 입술을 앙다문 채 관에 두 손을 올려놓은 사진 등이 사용됐습니다.
북한군이 러시아 군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 북한군으로 보이는 병사가 러시아 깃발을 꽂는 장면도 등장했습니다.
북한군이 쿠르스크 전장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피 묻은 수첩 사진도 공개됐습니다.
영상 속 수첩에는 '전투원 동지들 드디어 결정의 시각은 왔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께서 안겨주신 하늘 같은 사랑과 믿음을 안고 성스러운 싸움에 주저 없이 용감하게…'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조선중앙TV는 공연을 관람한 올가 류비모바 러시아 문화부 장관과 관객들이 눈물을 훔치는 장면을 여러 차례 비췄습니다.
영상에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최선희 외무상의 모습도 보였는데 참석한 인물들이 코트를 입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지난겨 울부터 유해가 송환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이 전사자에 대해 예우를 갖춰 직접 챙기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만큼 향후 북한에서 본격적으로 전사자 추모 행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은 전쟁 상태에 처하면 지체 없이 상호 군사적 원조를 제공한다는 조약 4조를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1만1천여명 규모의 병력을 러시아로 파병했고 올해 1∼2월 약 3천 명 이상을 추가 파병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작년 말 파병이 시작된 후 이를 한 번도 공식 인정하지 않았다가 올해 4월이 되어서야 대외적으로 인정한 뒤 밀착을 노골화하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북한이 전쟁 파병 모습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추모 모습을 보여준 것은 군의 사기 제고뿐 아니라 러시아에 북한의 희생을 강조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요구하는 메시지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