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삼성 오너 일가 주식담보대출 1년새 2조원 넘게 늘었다

중앙일보

2025.06.30 22:49 2025.06.30 23:2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왼쪽부터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 사진 삼성물산·연합뉴스
삼성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대출이 최근 1년간 2조원 이상 늘어났다.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대출 확대로 풀이된다.

1일 기업분석업체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50대 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대출금이 올해 6월 기준 총 9조9204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출액(7조1065억원)보다 2조8139억원(28.4%) 늘어난 수치다. 담보 대출을 받은 오너 일가도 1년 새 98명에서 129명으로 늘었다.

대출금 증가폭이 가장 큰 그룹은 삼성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모친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을 비롯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 등 3명 명의로 실행된 주식담보대출은 1년 새 2조9328억원에서 5조1668억원으로 2조2340억원(76.2%) 늘었다. 전체 50대 그룹 오너 일가 대출액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 3명은 기준 대출액으로도 나란히 1~3위를 차지했다.

이재용 회장과 홍 명예관장 등은 지난 2020년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별세한 이후 연부연납 제도를 이용해 2021년부터 내년까지 약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다.

증가율 기준으론 영풍그룹이 두드러졌다. 영풍그룹에서 대출을 받은 오너 일가 수는 지난해 3명에서 올해 18명으로 크게 늘었고, 이들의 총 대출금은 195억원에서 4795억원으로 24배 이상 급증했다. 담보 비율도 16.9%에서 85.2%로 치솟았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담보 비율이 80%를 넘어서는 그룹은 영풍을 비롯해 태영·현대백화점·코오롱·롯데·금호석유화학 등 6곳이었다. 이 중 태영 그룹은 윤석민 회장과 부친 윤세영 창업회장이 보유 주식 전량을 공동 담보로 설정해 총 4000억원을 대출했다. 지분 100% 담보인 만큼 주가가 하락할 경우 추가 담보 요구나 상환 압박이 이어질 가능성도 나온다.

효성·DB·SK 등은 대출 규모가 오히려 줄었다. 효성 그룹은 7582억원에서 1973억원으로, DB그룹은 3930억원에서 2453억원으로, SK그룹은 6117억원에서 5842억원으로 낮아졌다. 다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와 똑같은 4895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유지하며 개인 기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나상현([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