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한밤' 日수산물 수입 발표한 中…반일감정 억제 의도?
日언론 "中서 '반일' 고조되기 쉬운 여름 기념일들 직전 결정…면밀히 준비한듯"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중국 정부가 2023년 8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방류 직후 중단했던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지난달 29일 갑작스럽게 재개한다고 밝히면서 그 발표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당시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장기적 국제 모니터링과 중국의 독립적 검사 결과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2023년 8월 이전에도 수입을 금지했던 10개 광역지자체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수산물 수입을 즉시 재개한다고 전격적으로 밝혔다.
일본 언론은 수산물 수입 재개 발표가 '6월, 일요일, 한밤중'에 이뤄졌다는 점에 특히 주목했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신문은 1일 "중국 정부 발표 방식에 주도면밀한 준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일요일 밤이라는 세간의 반응이 약한 시점이었다"고 짚었다.
이어 "올해는 항일 전쟁 승리 80주년으로 여름에는 반일 감정이 고조되기 쉬운 민감한 기념일이 이어진다"며 여름에 발표할 경우 일본에 저자세를 보였다는 여론이 만들어질 수도 있었다고 해설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중국에서 9월 3일 승전 80주년 열병식을 앞두고 중일전쟁 관련 행사가 예정돼 있다면서 "반일 감정이 강해진 상황에서 수입 재개를 결정하면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도 해관총서가 일요일 밤에 수입 금지 해제를 발표했다는 점을 언급하고 내용도 사실관계를 담담하게 설명하는 데 치중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수산물 수입 재개 이튿날 기자회견에서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어떤 리스크라도 발견되면 즉시 법에 따라 필요한 수입 제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중국 정부가 이번 조치를 정당화하려는 의도를 나타낸 것이라고 해석한 뒤 중국 측이 여러모로 발표 시점과 방식을 고심한 듯하다고 해설했다.
아사히도 "일본산 수산물의 위험성을 강조해 온 중국이 일본에 양보해 방침을 전환한 것으로 (중국 내에서) 인식되면 반발이 예상된다"며 중국이 신중하게 발표 방법을 정한 듯하다고 짚었다.
아울러 닛케이는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염두에 두고 일본과 관계 개선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이 신문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르면 올해 일본을 방문할 것이라면서 "대립하는 미국과 일본의 결속을 약화하려는 의도가 비친다"고 전했다.
한편, 도쿄신문은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2년 가까이 금지하는 동안 일본이 새로운 판로를 개척했고, 그 결과 양국 간 수산물 거래가 수입 금지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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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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