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때 극장에서 '쥬라기 공원'(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본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때부터 저는 지금까지 '쥬라기' 시리즈의 팬이었어요. 제가 어릴 때 영화를 보고 느꼈던 경이로움과 공포심, 즐거움을 그때 제 나이의 아이들이 똑같이 경험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영광입니다."
2일 개봉하는 영화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가렛 에드워즈 감독)에서 주인공 조라 역을 맡은 할리우드 배우 스칼렛 요한슨은 "'쥬라기' 시리즈는 어릴 때부터 나를 사로잡은 꿈의 세계였다"며 "배우로서 이 쥬라기 세계관에 함께함으로써 내 꿈이 드디어 실현됐다"고 말했다.
개봉을 앞두고 1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요한슨은 먼저 "한국에 다시 와서 너무 신이 난다"며 "오늘 아침에 명동에 가서 메이크업 제품을 왕창 샀다"고 기쁨을 표현했다. 그는 "시간이 없어도 명동 일정은 꼭 넣어야 한다고 요청했다"면서 "아침 식사 때 일곱 가지 김치도 다 먹어봤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요한슨이 한국을 찾은 것은 2017년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이후 8년 만이다.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은 흥행 수익 60억 달러(한화 약 8조4000억 원)를 기록한 블록버스터 '쥬라기' 시리즈의 정체성을 잇는 신작이다. 영화는 인류를 구하기 위해 과거 쥬라기 공원의 비밀 연구소가 있는 섬에 들어간 일행들이 공룡들의 위협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이번 영화는 '쥬라기' 시리즈 최초로 인간이 공룡을 쫓는다는 설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여정엔 특수 작전 전문가 조라 역의 요한슨을 비롯해 베테랑 선장 던컨 역의 마허샬라 알리, 고생물학자 헨리 박사 역의 조나단 베일리, 제약회사 임원 마틴 역의 루퍼트 프렌드가 함께했다.
요한슨은 촬영 때부터 자신이 '쥬라기' 시리즈의 열혈 팬임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방한에 앞서 할리우드 매체들과 한 인터뷰에서 "극장에서 영화의 매력을 경험한 최초의 영화 중 하나가 '쥬라기 공원'이었다"며 "매회 새 시리즈가 만들어질 때마다 '저 시간 있어요'라고 말하며 출연을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심지어 "시작 5분 안에 죽는 역할이라도 좋으니 꼭 출연하고 싶다"고 밝혔을 정도다.
그러나 촬영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요한슨은 "정작 영화를 찍을 땐 막대기에 매달린 테니스공을 보고 공룡을 상상하며 연기해야 했다"며 "게다가 체력을 소모하는 액션 장면이 많았다. 큐 사인이 떨어지면 결의에 찬 표정, 공포심에 질린 표정을 지으며 텐션을 끌어올리며 찍어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료 배우들에 대한 굳은 신뢰가 있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몰입감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맡은 캐릭터 조라는 40세이지만 짧지 않은 특수 작전 경험을 가진 인물이다. 요한슨은 "대본을 받고 조라라는 인물을 먼저 이해해야 했다. 용병으로 일해온 그녀는 번아웃을 겪고 인생의 전환점에 와 있는 상태라고 해석했다"며 "그가 어떤 상실감을 겪고 있는지 이해하며 조라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요한슨뿐만 아니라 배우 조나단 베일리, 루퍼트 프렌드와 함께 가렛 애드워즈 감독이 참여했다. 에드워즈 감독은 앞서 '고질라',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크리에이터' 등에서 큰 스케일과 뛰어난 시각적 연출 실력을 보여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감독은 "스필버그 감독은 내게 영웅이고, 이 영화는 스필버그 감독에게 보내는 내 러브레터인 셈"이라며 "기존 '쥬라기' 시리즈의 정체성을 이으면서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