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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핵융합 발전 첫 구매 계약…‘미래 전력’ 확보 베팅 [팩플]

중앙일보

2025.07.01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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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인공지능(AI)과 핵융합 에너지의 미래에 베팅했다.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핵융합 에너지에 대한 첫 구매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무슨 일이야
구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핵융합 스타트업 커먼웰스 퓨전 시스템(CFS)과 200메가와트(㎿) 전력을 공급받는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자사 블로그에 발표했다. 구체적인 구매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구글은 2021년 이 회사에 처음 투자한 데 이어 현재 두 번째 자본 투자도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이번 계약은 핵융합 에너지 분야 최대 규모 계약”이라며 “우리는 CFS의 첫 상업용 발전소에서 200㎿의 탄소 배출 제로 에너지를 구매하고, 추가 자본 투자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200MW 규모의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핵융합 스타트업 커먼웰스 퓨전 시스템 내부 사진. 사진 CFS 홈페이지
이게 왜 중요해
구글이 아직 상용화 전인 핵융합 에너지에 대한 실제 구매 계약까지 체결한 것은 전력 수요가 그만큼 폭증하고 있고,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어서다.

AI 시대로 접어들면서 AI 훈련과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 수요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선 이와 함께 ‘탄소중립’ 목표도 달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 세계 전력 소비는 지금보다 약 2.5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글이 CFS로부터 공급받기로 한 200㎿의 전력은 중형 태양광 발전소 수준의 공급 전력량이다. 구글의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의 10%가 채 안되는 수준이지만,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파급효과가 매우 클 수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2018년 분사한 CFS는 2030년 이후 미 버지니아주 체스터필드에 있는 핵융합발전소에서 실제 전력망 연결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은 “핵융합 에너지를 전력 포트폴리오에 추가한 이유는 지구에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데 혁신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잠재력 때문”이라고 전했다.

핵융합 발전은 어떤 원리?
핵융합 발전은 작은 원자핵들이 모여 더 무거운 원자핵으로 융합될 때 발생하는 막대한 에너지를 이용하는 발전 방식이다. 핵분열 방식인 기존 원자력 발전보다 에너지 효율은 7배 높은데, 방사성 폐기물은 거의 없고 안전한 편이다. 발전 과정에서 탄소도 배출하지 않아 차세대 청정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다만 핵융합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얻는 에너지’ 대비 ‘투입하는 에너지’가 더 많아지는 등의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근 몇 년 새 핵융합 에너지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기반에는 AI가 있다. AI는 수십년 간 각 국가·기업별 흩어져 있던 핵융합 연구 데이터를 모아 빠른 속도로 분석해 기술적 해법을 찾고 있다. 국내 핵융합 스타트업 인애이블퓨전 최두환 대표는 “AI 덕분에 관련 기술 개발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크게 줄고 있다”며 “상용화 시점도 10년은 앞당겨져 최소 7~8년 내에 가능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고 말했다.

한국의 핵융합 연구장치 케이스타(KSTAR). 뉴스1

CFS는 2022년 자체 개발한 소형 핵융합로(SPARC)에서 투입한 에너지보다 얻어낸 에너지가 더 많은 ‘순 에너지’ 달성에 성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밥 뭄가드 CFS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구글과의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현재 건설 중인 발전소는 400㎿의 전력을 생성하도록 설계됐고, 미국 가구 약 28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기업들은
미래 전력에 베팅하는 건 구글만이 아니다. 빅테크들의 AI 기술 경쟁은 ‘전력 확보’ 경쟁으로 확장하고 있다. CFS는 구글 외에도 앞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등으로부터 20억 달러(약 2조7000억원)가 넘는 자본을 조달했다.

MS는 또 다른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와 2023년 50㎿의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2021년 이 기업에 3억7500만 달러를 투자했고, 지난 1월 4억25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라운드에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홍상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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