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지난달 29일 사직 KT전에서 승리를 거둔 박세웅과의 일화에 대해 설명했다.
박세웅은 지난달 29일 사직 KT전 선발 등판해 5⅓이닝 6피안타(2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타선의 도움으로 시즌 9승 째를 챙겼다.
지난 5월 11일 수원 KT전 이후 49일 만에 거둔 값진 9승이다. 개막 이후 선발 8연승을 질주하던 박세웅이었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구위도 떨어졌고 제구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6월 10일 KT전 5이닝 12피안타(2피홈런) 2볼넷 2탈삼진 8실점으로 최악의 피칭을 펼쳤고 2군에서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재정비 이후에도 박세웅은 달라지지 않았다. 1군에 복귀하고 맞이한 첫 경기, 6월 22일 사직 삼성전에서도 3이닝 8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6실점으로 다시 무너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태형 감독은 “상대 3선발과 상대해서 무조건 이길 수 있는 필승 3선발, 토종 에이스가 되어야 한다”라면서 박세웅을 올해 키플레이어로 꼽은 바 있다. 하지만 5월이 지나기도 전에 박세웅 카드는 필승이 아닌 필패의 투수로 전락했다. 하지만 더 이상 추락하기 전, 박세웅은 겨우 살아났다. 매끄러운 투구 내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준수한 투구에 승리라는 결과까지 가져왔다. 앞선 삼성전 등판 때 왼쪽 허벅지에 타구를 맞은 여파도 있었지만 투혼을 보여줬다. 그리고 박세웅은 김태형 감독 덕분에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박세웅은 지난달 29일 KT전이 끝나고 “지난 창원 시리즈에서 감독님이 꼭 안아주셨는데, 그게 좋은 기운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감독님께서 말씀은 하지 않았지만 선수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느겨졌고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건 것 같다.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박세웅의 발언에 멋쩍게 웃으면서 “그냥 지나가길래 장난 비슷하게 ‘이리 와 봐’ 해서 안아줬다. 아무 생각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세웅이 그래도 외국인을 빼면 우리 팀의 에이스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일단 슬럼프 탈출의 계기를 마련했다. 앞으로도 과정보다는 결과를 통해서 자신감을 쌓고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공이 괜찮다 이런 것을 얘기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과정이 중요한 게 아니라 결과가 중요하다”라며 박세웅이 다시 자신감을 찾아서 성공의 기억을 되살리고 에이스로서 팀의 승리를 이끌어주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