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카를로스 알카라스(22·세계 2위·스페인)가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테니스대회 1회전을 힘겹게 통과했다.
알카라스는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파비오 포니니(38·138위·이탈리아)에 4시간37분간의 풀세트 접전 끝에 3-2(7-5, 6-7〈5-7〉, 7-5, 2-6, 6-1)로 간신히 이겼다. 2010년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4·은퇴·스위스) 이후 15년 만에 1회전을 풀세트로 장식한 남자 단식 디펜딩 챔피언으로 기록됐다. 알카라스의 2회전 상대는 올리버 트라베트(21·733위·영국)다. 2023, 24년 우승자 알카라스는 대회 3연패를 노린다.
알카라스를 괴롭힌 건 무더위였다. 경기는 현지시각 오후 1시30분에 시작했는데 기온은 32도까지 치솟았다. 역대 윔블던 개막일 최고 기온으로, 종전 기록은 2001년의 29.3도다. 1회전부터 풀세트 접전을 펼쳐 체력을 많이 소모한 알카라스로서는 향후 효율적인 경기 운영이 중요한 숙제로 남았다. 알카라스는 “어느 대회나 첫 경기는 쉽지 않다”며 “윔블던은 특히 특별한 대회인 만큼 앞으로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날 조반니 페치 페리카르(24·36위·프랑스)와 테일러 프리츠(28·5위·미국)가 맞붙은 또 다른 남자 단식 1회전에선 윔블던 역대 서브 속도 신기록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광속 서브’가 주 무기인 키 2m3㎝의 페치 페리카르다. 그는 이날 큰 키에서 내리꽂는 시속 246㎞ 서브를 선보였다. 이는 2010년 테일러 덴트(44·은퇴·미국)가 기록한 시속 238㎞를 훌쩍 뛰어넘은 신기록이다. 윔블던은 1991년부터 서브 속도를 측정하고 있다. 시속 246㎞는 4대 메이저대회를 통틀어 가장 빠른 서브 속도다. 남자프로테니스(ATP)의 투어급 이상 대회에서 나온 가장 빠른 서브는 존 이스너(40·은퇴·미국)가 2016년 데이비스컵에서 찍은 시속 253㎞다.
한편, 여자 단식에서는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27·벨라루스)가 카슨 브랜스틴(25·194위·캐나다)을 2-0(6-1, 7-5)으로 꺾고 2회전에 안착했다. 사발렌카는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윔블던에서만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사발렌카의 윔블던 최고 성적은 2021, 23년의 4강이다. 사발렌카는 2회전에서 마리 보즈코바(27·48위·체코)와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