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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명 뛰어놀았다, 일본 홀린 한국 ‘월디페’

중앙일보

2025.07.01 08:01 2025.07.0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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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 29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재팬. 야외무대를 실내로 옮겨왔지만, 조도를 조정하고 레이저와 조명 등 무대 효과를 적절히 사용해 5만 2000명 관객의 환호를 끌어냈다. [사진 비이피씨탄젠트]
“한국 월디페도 가고 싶었는데, 일본에서 열리게 되어 너무 좋아요. 체인스모커스가 가장 기대돼요!”

지난달 29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이하 월디페) 재팬’에서 만난 스즈키 호노카(24)는 이렇게 말했다. 스즈키는 “매진이 걱정돼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친구와 함께 티켓팅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빌보드 차트 강자인 미국의 EDM(Electronic Dance Music) 듀오 체인스모커스는 이날 마지막 공연을 장식한 헤드라이너로, 약 75분 간 대표곡인 ‘Roses’(2015), ‘Paris’(2017) 등과 미공개 신곡을 짧게 선뵀다.

◆EDM 페스티벌, 첫 ‘수출’=월디페는 CJ ENM의 자회사 비이피씨탄젠트가 주최하는 국내 EDM 페스티벌이다. 2007년 시작해 올해로 19주년을 맞았으며, 2016년부터 주최사가 비이피씨탄젠트로 바뀌었다. 알렌워커, 알레소, 애니마 등 해외 유명 DJ가 거쳐갔다. 월디페는 EDM 장르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무대연출로 대중성을 확보해 ‘EDM 불모지’로 불리던 한국을 바꿔놓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올해 월디페 서울은 지난달 14, 15일에 과천 서울랜드에서 열렸고, 10만여 명의 관객을 모았다.

EDM 페스티벌은 그동안 해외에서 라인업·무대 세팅 등을 수입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국내 EDM 페스티벌 브랜드를 수출한 경우는 월디페가 처음이다. 김은성(47) 비이피씨탄젠트 대표에 따르면 “3년 전부터 해외 진출을 준비”했고, “여러 국가 중 일본이 가장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이에 그는 월디페의 라이선스를 가장 먼저 일본 제작사 ‘사무라이 파트너스’ 등에 판매했다. 올해 ‘월디페 재팬’은 첫 개최인 만큼 양국 제작사가 함께 만들었고, 김 대표는 직접 연출자로 나서 큐 사인을 줬다.

월디페 재팬이 열린 양일(28·29일)간 마쿠하리 멧세에 모인 사람들은 총 5만 2000여명. 당일 현장판매를 위해 남겨둔 소량의 티켓까지 모두 팔렸다. 페스티벌 마지막 날인 29일은 오픈런을 위해 입장 1시간 전인 오전 11시부터 모인 1000여명의 관객이 티켓 부스 앞에 늘어서기도 했다. 첫 시도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현지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불꽃 대신 레이저쇼…구성은 한국식=여름밤 불꽃쇼가 열리는 야외 페스티벌의 매력은 ‘월디페’의 특징 중 하나다. 실내 공연장인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월디페 재팬은 대형 스크린에 띄운 영상과 함께, 실내에서 할 수 없는 불꽃 연출 대신, 레이저와 조명 연출을 적극적으로 썼다.

일본의 대표 복합 컨벤션 시설인 마쿠하리 멧세는 CJ ENM의 케이팝 페스티벌 ‘케이콘(KCON) 재팬’과 일본의 대형 록 페스티벌 ‘썸머소닉’, 일본 최대의 게임쇼인 ‘도쿄 게임쇼(TGS)’ 등이 열리는 공간이다. 월디페 재팬은 총 면적이 1만 8000㎡(약 5445평)인 9~11홀에서 개최됐다.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고려대 화정체육관의 연면적과 유사하다.

주 공연장이자 대중적인 EDM 장르를 만나볼 수 있는 ‘월드 스테이지’, EDM 마니아층이 즐길 수 있는 라인업으로 구성된 ‘드림 스테이지’, ‘재팬 나잇 스테이지’ 등으로 나눈 무대는 기존 월디페와 구성이 유사하다. 대신 현지 공연 문화를 반영해 배리어프리 존을 마련하고, 비지정석 스탠딩 구역을 일반 구역(GA)과 무대에 인접한 프리미엄 구역(PGA)으로 분리했다.

◆“다른 국가와도 수출 논의 중”=29일 공연을 마친 후 출연자 대기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현장을 보니) 한국에서 살아남은 월디페가 글로벌 시장에도 매력적으로 다가갔다는 것이 느껴져 감동 받았다. 한국형 페스티벌의 세계화 가능성을 증명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월디페의 라이선스 판매는 관객 중심적인 우리의 운영철학, 현장구성, 아티스트 섭외, 콘텐트 구성의 노하우를 공유한 것”이라며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5개국과 (월디페 개최를) 긴밀히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최혜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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