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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날 데사이의 마켓 나우] 엇갈리는 시장의 신호, 더욱 신중해진 연준

중앙일보

2025.07.01 08:08 2025.07.0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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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날 데사이 프랭클린템플턴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
최근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다소 둔화되고 있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조기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는 섣부르다. 관세 정책의 여진을 비롯한 구조적 불확실성이 여전하며, 이는 물가에 다시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관세 인상 전 비축했던 재고가 소진되면서, 기업들은 가격 인상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생활필수품을 중심으로 한 물가 반등 우려도 제기된다. 미·중 무역 갈등이 다소 완화된 듯하지만, 평균 관세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대외 변수는 소비 심리와 기업 투자에 제약을 주며, 연준의 긴축 기조 유지 배경이 되고 있다.

연준은 당분간 금리를 동결한 채 노동시장 흐름을 주시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지표가 둔화 조짐을 보이지만 임금 상승세는 견조하고, 노동공급 제약과 이민 규제, 세제 불확실성 등은 기업의 원가 부담을 지속시키고 있다.

주요 실물 지표는 의외의 견조함을 보인다. 생산, 소매 판매, 실질 소득 등은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내며, 소비 또한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연준이 섣불리 완화적 정책으로 전환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다.

채권시장도 변화 중이다. 지난해 9월부터 미국 정부는 중장기 국채 발행을 늘렸고,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다. 10년물 금리가 오르고 있으며, 정부 지출 확대와 정책 불확실성까지 겹쳐 이런 흐름은 연말까지 계속될 수 있다.

달러는 또 다른 핵심 변수다. 최근 달러는 2017년과 유사한 강세 흐름을 보이지만, 그 배경은 상이하다. 금리 격차와 감세 기대는 강세 요인이지만, 재정적자 확대, 보호무역 강화, 소비자 심리 위축 등은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달러가 기축통화로 있으면서 누려온 자본 유입의 자동복귀 메커니즘이 흔들릴 조짐도 보인다.

과거에는 만성적 무역적자에도 불구하고 달러가 자본시장을 통해 회귀할 수 있었지만, 최근의 관세 인상과 주요국들의 내수 중심 정책은 달러 수요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자본이 미국 외의 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흐름에 힘을 싣는다.

물론 단기간 내 ‘탈달러화’가 현실화되진 않을 것이다. 미 국채 수익률의 매력과 에너지 순수출국이라는 지위는 달러의 기초 체력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유로화를 비롯한 주요 통화와의 경쟁에서는 정책 신뢰도의 변수가 지속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연준은 물가 안정이라는 명확한 목표와 함께, 경기 둔화에 대한 모니터링 사이에서 정교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라는 이중 신호 속에서 정책 대응은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소날 데사이 프랭클린템플턴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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