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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이슬람 선지자' 모욕 논란 풍자에 "악랄한 도발"

연합뉴스

2025.07.0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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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이슬람 선지자' 모욕 논란 풍자에 "악랄한 도발"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모욕했다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풍자 만화를 가리켜 "풍자를 가장한 노골적이고 악랄한 도발"이라고 맹비난했다.
1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일간 사바흐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집권 정의개발당(AKP) 행사에서 연설하면서 "부도덕한 사람들이 우리의 선지자에게 무례한 일을 저질렀다"며 이같이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 예언자를 최고로 존경하는 것은 우리 신앙의 필수 조건"이라며 "우리가 이 나라를 통치하는 한 누구라도 우리의 신성한 가치를 모욕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사건의 배후자들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우리는 이 사건을 지켜볼 것"이라며 "사법당국이 신속하게 필요한 절차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2003년 총리로 처음 집권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통치 과정에서 이슬람주의를 강화해왔다.
전날 튀르키예 경찰은 논란이 된 캐리커처를 그린 만화가와 도안 페흘레반, 이를 게재한 잡지 '레만'의 편집인 등 잡지사 관계자들을 체포했다.
튀르키예 법원은 이날부로 레반 잡지사 웹사이트에 대한 접속을 차단했다.
문제가 된 만화는 지난달 26일 발행된 잡지에 실린 것으로, 튀르키예 정부 관계자들과 종교적 보수파 인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소셜미디어에 이미 확산한 만화 캡처본을 보면 미사일과 포탄이 쏟아지며 불바다가 된 도시의 하늘에 날개달린 사람 두 명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그려졌다.
왼쪽에 있는 사람이 "앗살라무 알라이쿰"이라고 아랍어 인사를 건네며 자신을 무함마드로 소개하고, 오른쪽에 있는 사람은 "알레이켐 샬롬"이라고 히브리어로 화답하며 자신의 이름이 무사(모세)라고 설명한다.
두 사람의 인삿말 모두 "당신에게 평화를"이란 뜻이다.
레만 측은 만화에서 '무함마드'가 전형적 무슬림을 표현할 뿐이며, 이슬람권에서 2억명이 쓰고 있을 정도로 흔한 남성 이름이라고 해명하며 사과했다.
사바흐는 "이슬람권에서는 무함마드 묘사가 신성모독으로 간주된다"며 "레만은 과거 무슬림에 대한 모욕적 만평을 게재한 것으로 악명높은 프랑스의 샤를리에브도와 협업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에브도는 2012년 무함마드가 벌거벗고 네 발로 선 모습, 몸을 수그리고 존경을 구걸하는 모습 등을 표현한 만평을 수차례 발행해 논란을 일으켰다. 2015년 1월 7일 사이드 쿠아치, 셰리프 쿠아치 형제가 이 언론사에 침입해 총기를 난사하면서 만평가와 기자 등 12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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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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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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