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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고 사건 뺏겼다...조은석, 尹 첫 조우부터 악연이었다 [특검 150일 ①]

중앙일보

2025.07.01 13:00 2025.07.0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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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더중플- 3개의 칼, 특검 150일
올 것이 왔습니다. 비상계엄 이후 7개월여 만에,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두 달여 만에 3대 특별검사팀이 일제히 돛을 올리고 출항을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김건희 여사까지 특검의 칼끝을 정면으로 받아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또한 해소되지 않은 의문, 즉 국무위원들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계엄 사전 인지 또는 공모 여부, 김 여사를 둘러싸고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각종 비리 의혹의 실체, 젊은 해병 죽음 이후 벌어진 권력의 이해하지 못할 행태들이 낱낱이 밝혀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더중앙플러스는 올 하반기 최대 이슈인 특별검사팀의 일거수일투족을 더중앙플러스만의 시각과 형식으로 전해 드립니다. 기존 매체들이 다루지 않는 사안의 앞과 뒤, 그리고 속내를 짚어보면서 ‘부르는 자’와 ‘불려오는 자’들의 면면을 생생하고도 심층적으로 보도할 예정입니다.

윤석열과 조은석①


2003년 여름 대검찰청 후문 근처 한정식집에 성장(盛裝)한 중장년 사내들이 모여 앉았다. 하지만 상석을 차지한 건 남자가 아니었다. 그 자리의 유일한 여성, 강금실이었다. 그 판사 및 진보 변호사 출신이자 40대의 여성 최초 법무부 장관을 중심으로 두 개의 열이 구성됐다.

한쪽에는 강금실을 보좌하던 법무부 간부들이 자리했다. 정상명(전 검찰총장) 법무부 차관, 홍석조(현 BGF그룹 회장) 검찰국장, 최재경(현 삼성 고문) 검찰 2과장 등이 그 면면이었다. 맞은편에는 대검찰청의 고위 간부들이 좌정해 있었다. 안대희(전 대법관) 중수부장, 문효남(전 부산고검장) 중수부 수사기획관, 중수 1~3과장인 남기춘(전 서울서부지검장)·유재만(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김수남(전 검찰총장)이었다.

일견 화기애애해 보인 그 자리에는 보이지 않는 칼이 종횡하고 있었다. 욱일승천의 기세로 막강한 힘을 과시하던 새 권력을 감히 검찰이 건드린 뒤끝이어서다. 검찰은 그 직전 ‘나라종금 퇴출 저지 로비 의혹 사건’ 재수사에서 겁 없이 새 정권의 실세들을 잡아넣었다.

복검(腹劍)일지언정 구밀(口蜜)했던 그 자리가 끝난 뒤 강금실은 대검 측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차례가 말석의 그 부부장 검사에게 이르렀을 때 강금실은 그의 손을 잡은 채 옅은 미소와 함께 말을 꺼냈다.

" 그 유명하신 조은석 검사님이시군요. "

훗날 내란 특별검사팀의 수장으로 임명되는 그, 조은석은 몸 둘 바를 모른 채 그 유골(有骨)의 덕담을 받아안아야 했다.
대검 대변인 시절의 조은석 특검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중앙포토
그에게는 그런 말을 들을 자격이 있었다. 나라종금 사건 주임검사로 맹활약하면서 노무현 정권 실세들을 속속 구속하거나 재판에 넘긴 장본인이었기 때문이다.

수사력·친화력 양수겸장…조은석, ‘스타 검사’로 발돋움하다

서울지검 특수1부에서 경성 비리 재수사를 깔끔하게 해낸 그에게 수뇌부는 최순영 신동아그룹 회장이라는 거물을 맡겼다. 재벌 총수의 배임과 재산 국외 도피 등 절대 만만치 않은 혐의들이었지만 그는 이번에도 제대로 입증해 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최순영의 입에서 정·관계 로비 자백을 받아내는 개가를 올리기까지 했다.

그의 입을 연 데는 수사력뿐만 아니라 특유의 친화력도 한몫 단단히 했다. 최순영은 조은석에게 수사를 받다가 그만 그에게 동화됐고 오래지 않아 ‘절친’이 됐다. 과장이 아니었다.

" 조은석 검사 불러주세요. "

" 네? "

" 우리 남편 수사한 그분요. 그 검사한테 조사받고 싶어요. "

최순영의 부인 이형자가 검찰에 출석하자마자 요구한 건 조은석이었다. 난감했다. 이형자의 소환 이유였던 이른바 ‘옷 로비 사건’은 수사 주체가 달랐다.
조은석이 담당했던 최순영 ‘본안’은 특수1부, 거기서 파생된 옷 로비 의혹은 특수2부의 몫이었다. 이형자는 왜 옆 부서 특수1부 검사인 조은석을 요구했을까. 다음은 관련 내용을 다룬 당시 중앙일보 기사다.
" 어떻게 보면 ‘원수’라고 생각될 조 검사를 이씨가 지목한 것은 최 회장과 조 검사 간에 맺어진 인간적 유대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검찰 주변의 분석이다. 조 검사와 최 회장이 검사·피고인 신분을 넘어 인간적으로 가깝게 지낸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 (중략) 조 검사는 지난 설날에도 집 대신 검찰청사에서 최 회장, 이씨 등과 함께 이씨가 싸 온 떡국을 먹으며 담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중앙일보 1999년 6월 2일자) "

조은석 활약 지켜보던 무명 검사 윤석열
검찰은 어쩔 수 없이 조은석을 특수2부로 특별 차출해 이형자 조사에 입회시켰다. 안방을 내준 특수2부 검사들은 심기가 편할 수 없었다. 씁쓸한 표정으로 그 광경을 지켜봐야 했던 특수2부 검사 중에 막 서울지검에 입성한 윤석열 검사가 있었다.

내란 특검팀에 출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6월 29일 새벽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한때 특수부 선배 검사였고, 한때 소원한 사이였던 조은석 특검은 창밖으로 그의 출석 및 귀가 장면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뉴스1
먼 훗날 특별검사와 핵심 피의자라는 기구한 관계로 다시 만나게 되는 두 사람의 운명적 조우 순간이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8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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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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