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KBO리그 MVP 출신 투수 에릭 페디(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수상하다. 2경기 연속 7실점으로 무너지며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일시적인 부진으로 보기 어려운 요소도 있다.
페디는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10피안타(1피홈런) 3볼넷 7실점으로 무너졌다. 탈삼진은 하나도 없었다. 세인트루이스가 0-7로 패하면서 페디는 패전투수가 됐다.
1회 시작부터 피츠버그 1번 타자 스펜서 호위츠에게 리드오프 홈런을 맞은 페디는 2~4회를 실점 없이 막았다. 그러나 5회에만 2루타 2개 포함 7개의 안타를 얻어맞으면서 6실점 빅이닝을 허용했다. 커터, 싱커를 연이어 공략당하며 무너졌다.
총 투구수 82개로 커터, 싱커(이상 30개), 스위퍼(14개), 체인지업(8개)을 던졌다. 최고 구속은 시속 94.9마일(152.7km) 싱커로 평균 구속이 94마일(151.3km)까지 측정됐지만 헛스윙을 4개밖에 유도하지 못할 정도로 공에 날카로움이 부족했다. 주무기 스위퍼에는 단 하나의 헛스윙도 없었다.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달 26일 시카고 컵스전도 3⅔이닝 8피안타(3피홈런) 2볼넷 2탈삼진 7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던 페디는 2경기 연속 7실점 패전으로 무너졌다. 시즌 3승8패가 된 페디는 평균자책점도 3.54에서 4.11 그리고 4.56으로 치솟았다.
[사진] 세인트루이스 에릭 페디.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5월10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완봉승을 거둔 페디는 그러나 최근 이후 9경기에서 승리 없이 5패 평균자책점 5.28로 부진하다. 이 기간 46이닝을 던지며 삼진을 28개밖에 잡지 못했다.
‘MLB.com’에 따르면 1일 경기 후 페디는 “지난 등판처럼 상황이 너무 빠르게 진행됐다. 위기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대처를 더 잘해야 했다”고 말했다. 올리버 마몰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타자 허벅지 위쪽으로 실투가 많았다. 타자를 잡아낼 공이 없었다. 헛스윙 유도도 거의 없었다. 계속 분석해봐야 한다. 최근 두 번의 등판이 안 좋았고, 더 나아져야 한다”며 “카운트 싸움에서 밀리고, 헛스윙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스스로를 더 어렵게 만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MLB.com은 ‘페디는 삼진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이 아니라 스트라이크존 집중 공략해 카운트 초반에 맞혀 잡는 전략을 쓴다. 올해 92⅔이닝 동안 탈삼진이 57개에 불과하고, 삼진율(15.2%)은 메이저리그 전체 하위 4%, 헛스윙 유도율(17.8%)은 하위 6%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세인트루이스 에릭 페디.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페디는 “초구 스윙이 아웃이 아니라 안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아마도 공의 움직임이 예전만큼 좋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며 “하지만 다시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잡고, 스코어보드에 0을 올려야 한다. 실점을 허용할 때는 대부분 공이 원하는 곳으로 가지 않기 때문이다. 조금 더 정확하게 던지고, 팀이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워싱턴의 실패한 유망주였던 페디는 2023년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KBO리그 MVP를 차지한 뒤 메이저리그로 돌아왔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에 계약했고, 지난해 7월말 가을야구를 노린 세인트루이스로 트레이드될 만큼 가치를 인정받았다. 31경기(177⅓이닝) 9승9패 평균자책점 3.30 탈삼진 154개로 성공적인 복귀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을 끝으로 다시 FA가 되는데 17경기(92⅔이닝) 3승8패 평균자책점 4.56 탈삼진 57개로 성적이 떨어졌다. 9이닝당 탈삼진이 지난해 7.8개에서 올해 5.5개로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 심상치 않다. 최근 부진이 이어진다면 FA 시장에서 좋은 대우를 받기 어렵다.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최악의 경우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원소속팀 NC가 페디에 대한 보류권을 갖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