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우완 김건국(37)이 팀 승리를 이끄는 호투를 했다. 지난 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경기에 선발등판해 4⅓이닝 4피안타(1홈런) 2사사구 2탈삼진 2실점했다. 5회도 채우지 못하고 2실점했으나 집중타를 맞지 않는 투구로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2회 1사후 고명준과 박성한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1사2,3루 위기에 몰렸고 안상현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제점을 허용했다. 조형우를 사구로 내보냈으나 박지환을 땅볼로 잡고 추가실점을 막았다. 3회 1사후 에레디아게게 포크볼을 공략당해 좌월 솔로포를 내주었다.
그러나 다시 안정을 되찾아 최정과 한유섬을 범타로 잡아냈고 4회도 실점없이 넘겼다. 5회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1사후 최지훈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최지민으로 교체됐다. 비록 5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대체선발투수로 제몫을 했다. 최고 149km 묵직한 직구와 커터 포크와 커브까지 구종가치를 과시했다.
야수진의 호수비에 박수를 보내는 김건국./KIA 타이거즈 제공
불굴의 야구인생을 펼쳐가고 있다. 2006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올해로 20년차를 맞는다. 3년만에 방출되어 고양 원더스에서 뛰다 NC 다이노스에 입단했다. 2차 드래프트로 KT 위즈의 낙점을 받았고 트레이드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2019년과 2020년 1군의 불펜투수로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나 2021시즌을 마치고 두 번째 방출을 당했다.
2022년 야인생활 1년을 보내면서 야구를 포기하지 않더니 입단테스트를 받고 KIA의 유니폼을 입었다. 2023시즌 6경기, 2024시즌 20경기에 뛰었다. 대체 선발과 추격조 롱맨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올해는 추격조 롱맨으로 1군에서 유의미한 활약을 펼치다 5월 김재환의 타구에 종아리를 맞고 이탈해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팽팽한 경기에서도 등장했다.
당시 이범호 감독이 "구위가 좋아지고 있는데 다쳤다"며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 달만에 복귀와 동시에 바로 대체선발로 나서 소금같은 투구로 3연승의 발판을 놓았다. 김건국은 "목표로 했던 5이닝을 채우지 못해 조금 아쉽긴 하지만 5회 초에도 올라가 최대한 길게 던져 팀 승리에 도움이 된 것에 대해서 만족스럽게 생각했다. 내가 등판한 경기에 팀이 연승을 이어 나갈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훈선수로 뽑혀 단상에 오른 김건국./KIA 타이거즈 제공
이어 "부상 복귀 이후 바로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프로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어떤 상황에서든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은 없었다. 오늘도 전력분석 코치들과 준비했던 내용들이 경기에 도움이 되었고, 김태군이 사인을 잘 내줘서 믿고 던져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호투의 비결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투수 2명이 빠진 상황에서 선수들이 완벽히 돌아올 때까지 버티는게 목표였는데, 공백을 조금이나마 메꾸며 불펜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어 다행이다. 후배 선수들에게도 어느 때보다 더 우리 역할을 잘 해내야 할 때라고 얘기하고 있다. 경기에 나가지 않더라도 항상 나갈 준비를 하고 경기 전 준비하는 과정을 철저히 하자고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남은 경기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며 팀 승리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양현종보다 1년 선배인 20년 차인데도 신인같은 팀퍼스트 정신이 돋보였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