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레알 마드리드의 센터백 딘 하위선(20)이 친정팀 유벤투스를 상대로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자신을 내쳤던 팀에 뼈아픈 한 방을 안겼다.
레알 마드리드는 2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16강전에서 유벤투스를 1-0으로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하위선은 수비진을 이끌며 풀타임 활약을 펼쳤고, 자신을 사실상 내쫓았던 유벤투스를 상대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하위선은 이날 90분간 압도적인 수치로 수비를 장악했다. 패스 성공률 94%(63/67), 공격 지역 패스 22회, 클리어링 4회, 볼 리커버리 4회를 기록하며 후방 빌드업과 압박 탈출을 모두 책임졌다. 파트너 안토니오 뤼디거, 수비형 미드필더 오렐리엥 추아메니와 함께 유벤투스의 공격진을 무력화하며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이 경기가 더 특별했던 이유는 하위선의 '복수전'이라는 서사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에 따르면, 하위선은 만 16세의 나이에 말라가에서 유벤투스로 이적한 후 3년 가까이 팀에 몸담았지만, 1군 문턱에서 구단 고위층의 '실책'으로 밀려났다. 당시 유벤투스의 전력 책임자였던 크리스티아누 지운톨리는 하위선에게 방출을 종용했고, 심지어 팀 훈련에서 배제하며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했다.
하위선은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세 시즌 동안 유벤투스에 몸담았고, 단 한 번의 기회를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구단은 나를 홀대한 끝에 혼자 훈련하게 만들었고, 결국 팀을 떠나야 했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결국 그는 2024년 여름 AS 로마 임대를 거쳐 AFC 본머스에 완전 이적했고,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부름을 받아 5,800만 유로(약 929억 원)에 입단했다. 그리고 자신의 성장을 증명할 가장 이상적인 무대에서, 바로 유벤투스를 상대로 그 가치를 증명했다.
이날 유벤투스의 선발 수비진에는 하위선 대신 새로 영입된 로이드 켈리가 포함됐다. 1,700만 유로(약 273억 원)의 옵션 계약으로 데려온 이 수비수는 하위선과 같은 포지션에서 출전했지만, 팀은 레알의 신예 공격수 곤살로 가르시아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패배했다.
경기 종료 후 유벤투스 팬들의 비판은 거세졌다. 소셜 미디어와 현지 언론에선 "하위선을 보낸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잘못된 결정의 대가가 이렇게 빨리 돌아올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하위선은 복수를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그의 침착한 조율과 묵묵한 경기력은 그 어떤 말보다도 강력한 메시지였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