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6월의 참패, 그리고 7월 경질 압박. 패트릭 클루이베르트(49) 감독 체제를 향한 인도네시아의 불신은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의 클루이베르트 감독이 부임 두 달 만에 거센 여론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6월 일본전 참패로 시작된 불신은 7월 들어 정치권의 경질 요구로 확산됐다. 신태용 전 감독과의 비교는 연일 이어지고 있으며, 현지 언론과 팬들은 지도력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고 있다.
지난달 11일 인도네시아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C조 최종전에서 일본 2군에 가까운 전력을 상대로 0-6 참패를 당했다.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일본은 주요 주전 없이도 인도네시아를 압도했고, 경기 내용은 더욱 참담했다. 현지 매체 '디스웨이'는 당시 "클루이베르트 체제는 일본전에서 전술적 대응은커녕 슈팅 한 번 시도하지 못했다. 그의 지도력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라고 보도했다.
팬들의 실망감은 신태용 체제와의 비교로 이어졌다. 디스웨이는 "클루이베르트 체제에선 선수단의 80%가 바뀌었음에도 경기력은 오히려 퇴보했다"라고 지적하며, "신태용 감독은 훨씬 강한 일본을 상대로도 8개의 슈팅과 3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고, 결정적인 득점 기회도 만들었다"라며 일본전 경기력 차이를 강조했다.
변화의 여파는 선수단 내 혼란으로 이어졌다. '리푸탄6'는 "신태용 체제에서 믿음을 받았던 라파엘 스트라위크(브리즈번 로어)가 클루이베르트 부임 후 입지를 잃었다"라며, 감독 교체가 전력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7월 들어서는 여론이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인도네시아 매체 '트리뷴칼타라'에 따르면, 안드레 로시아드 하원위원은 최근 인터뷰에서 "신태용 감독을 경질한 건 더 나은 결과를 위해서였다. 클루이베르트도 마찬가지로 성과가 없으면 해고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에릭 토히르 축구협회장이 올바른 선택을 했는지 증명할 책임이 있다. 본선 진출에 실패한다면 클루이베르트를 즉시 경질해야 한다"라고 강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클루이베르트 감독은 신태용 전 감독의 후임으로 5월 부임했다. 귀화 선수 비중이 더욱 높아진 인도네시아는 명단상 전력 강화가 이뤄졌지만, 경기력은 오히려 퇴보했다는 평가다. '볼라'는 "클루이베르트는 더 좋은 자원을 가지고도 신태용보다 덜 날카로운 전술을 보여주고 있다"며 "호주와 일본에 각각 1-5, 0-6으로 패하며 지도력 논란에 불을 지폈다"라고 전했다.
오는 10월 8일 시작되는 월드컵 아시아 4차예선은 클루이베르트 감독의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PSSI)도 이 상황을 외면할 수 없다. 신태용 감독을 떠나보낸 결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그리고 클루이베르트가 그 무게를 견뎌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