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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성 암도 치료한다”…MB때 추진한 과학벨트, 18년만에 준공 눈앞

중앙일보

2025.07.01 18:27 2025.07.01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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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온(수소·헬륨보다 무거운 이온)을 빛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충돌시킨다. 이를 통해 인공위성 등 우주 항공 분야에 쓰이는 반도체에 방사선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실험한다. 또 생성된 희귀 동위원소(同位元素)를 활용해 새로운 성질을 가진 물질이나 소재를 만든다. 이 소재는 내구성 강한 배터리나 미래형 신소재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2023년 12월 12일 대전광역시 유성구 중이온가속기연구소를 방문해 중이온가속기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학벨트 용지 88% 분양

이런 연구 기능을 갖춘 기초과학 산업·주거단지가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세종시와 인접한 대전시 유성구 신동과 둔곡동에 조성 중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다.

2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거점지구 4단계 구역 준공을 승인했다. 이로써 과학벨트 조성 사업은 오는 10월 최종 준공될 예정이다. 과학벨트는 현재까지 전체 부지의 약 88%가 분양됐다. 전체 345만㎡ 중 약 305만㎡가 공급 완료돼 총 112개 기업·기관이 입주 계약을 체결하거나 입주를 준비 중이다. 주로 바이오기업과 연구 기관 등이 입주했다.

과학벨트 사업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추진됐다. 2007년 대선 공약이었다. 기초과학 연구환경, 글로벌 수준의 정주여건, 산업과 비즈니스 기능이 융합된 혁신클러스터 조성이 목표였다. 이후 지역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다가 2011년 거점지구와 기능지구(세종·청주·천안) 등으로 정해졌고, 2016년 첫 삽을 떴다. 거점지구는 대전시 유성구 신동·둔곡·도룡지구 등이다. 거점지구 과학벨트 조성사업에는 총 5조7044억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업 기간이 당초 2021년에서 길어지면서 사업비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이온가속기 건설 현장 항공 사진[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 가속기 1단계 사업 마쳐

신동지구에는 주로 중이온(라온)가속기 터널과 초전도 조립동, 실험동, 지원시설동 등을 만든다. 중이온 가속기는 1단계 구축 사업이 2022년 끝났고, 나머지 2단계 조성 사업은 2028년 착수될 예정이다. 현재는 2단계 착수를 위한 연구개발 단계다. 1·2단계는 가속하는 에너지 크기에 따라 구분된다. 저에너지는 우라늄 기준 18.5Mev(메가볼트)이고, 고에너지는 200Mev이다. 중이온 가속기 사업비는 총 1조5173억원이다.

이와 함께 둔곡지구(180만2000㎡)에는 주로 산업·주거 단지를 조성한다. 도룡지구에는 글로벌 연구기관인 기초과학연구원(연구인력 918명)이 들어섰다. 거점지구 주변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26개 정부 출연연구소와 17개 민간 연구소 등이 있다.

중이온 가속기 건설 현장. 중앙포토


"돌연변이 연구, 암치료 길 연다"

이 가운데 핵심시설은 중이온가속기다. 중이온가속기는 중이온이나 우라늄 등 무거운 원소를 빛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충돌시키는 장치다. 원자핵의 구조, 별의 진화, 우주 생성 초기 상태 연구 등 기초연구에 쓰인다. 동식물 돌연변이, 핵자료 생산, 난치성 암치료 연구 등도 할 수 있다. 또 더 빠르고 효율적인 반도체, 내구성이 강한 배터리, 미래형 신소재 개발도 가능해진다는 게 기초과학연구원 측 설명이다.

중이온가속기연구소 배석현 기획행정부장은 “고에너지 구간이 완성되면 한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중이온가속기 보유국이 된다”라며 “해외 연구자도 찾아오는 국제 연구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시는 미분양 상태인 일부 연구 용지 약 13만㎡를 산업 용지로 전환해 관내 우수 기업에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오랜 기간 추진해온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9부 능선을 넘어섰다"며 "남은 사업도 차질 없이 마무리해 시민과 기업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방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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