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찬익 기자] 야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기이한 장면’이 메이저리그에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2023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관련 규정을 강화하며 억제에 나섰지만, 현장과 일부 레전드들은 “아직도 부족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미국 매체 '뉴스 위크'가 2일(이하 한국시간) 보도했다.
현행 규정은 야수가 투수로 등판할 수 있는 상황을 세 가지로 제한하고 있다. ▲경기가 연장전에 접어들었을 때, ▲경기 도중 팀이 최소 8점 차로 뒤지고 있을 때, ▲9회에 10점 차 이상 앞서고 있을 때만 허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수의 투수 등판은 여전히 자주 목격된다. 경기 중 후반부에 승부가 기울면 불펜 소모를 줄이기 위해 야수를 마운드에 올리는 전략이 선택되곤 한다. 시즌이 길고 일정이 촘촘한 메이저리그 특성상, 다음 경기를 대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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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직 올스타 출신 선수는 이러한 흐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는 미국 ‘USA 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 칼럼을 통해 “이건 야구를 우습게 만드는 행위”라며 “통계도 왜곡되고, 머지않아 부상자가 나올 수도 있다. 지금 당장 이런 희화화는 중단돼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사실 야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현상은 단순한 유희가 아니다. 한 경기에서 6명 이상 불펜을 소모하게 되면 이후 2~3일간 투수 운용에 큰 부담이 되기에, 감독들은 주저 없이 야수를 투입하기도 한다.
하지만 선수들 사이에서는 "이런 흐름이 정상화되면 안 된다"는 공감대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야수의 투수 등판은 ‘예외 중의 예외’로 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논란은 메이저리그 노사협약(CBA) 재협상이 예정된 내년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 팬들 역시 “흥미롭다기보다 진지함이 결여된 장면”이라며 불쾌함을 드러내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야구의 본질과 선수 보호, 흥행 요소 간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새로운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