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방 정부로서는 세계 최초로 국제반부패아카데미(IACA)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청렴한 기관으로 인정받은 덕분으로 평가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위치한 국제반부패아카데미와 반부패·청렴 정책·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교류·협력하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국제반부패아카데미는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오스트리아 정부, 유럽부패방지총국(OLAF) 등이 2010년 설립한 최초의 반부패 교육 전담 국제기구다. 현재 77개국과 4개 국제기구가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오세훈 시장, 국제반부패아카데미와 MOU
오 시장과 슬라쟈나 타세바 국제반부패아카데미 학장이 이번에 체결한 MOU엔 중장기적 청렴 가치·비전 교류·협력 방안이 담겨있다. 구체적으로 양측은 반부패 정책 사례를 공유하고 반부패·청렴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교류한다. 또 기관 간 인적자원을 교류하고, 글로벌 반부패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된다.
서울시 이전까지 국제반부패아카데미가 지방정부와 MOU를 체결한 사례는 없었다. 서울시가 지방정부 최초로 정책을 세계와 공유하게 된 배경엔 우리나라에서 가장 청렴한 기관이라는 후광이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서울시는 지난 2월 행정안전부·국민권익위원회가 718개 국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역대 최고점을 기록하며 1위로 뽑혔다. 또 지난해 연말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종합청렴도 평가에서도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전임 시장 시절 최하위등급(5등급·2017년)이던 평가를 단시간에 최고 등급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지방 정부 세계 최초…청렴 가치·비전 공유
서울시는 2023년 같은 평가에서 3등급을 받았었다. 기존 등급을 상당히 끌어올린 성과였지만 당시 오세훈 시장은 오히려 “청렴도만큼은 성적을 칭찬해 줄 수 없다”며 “청렴을 핵심가치로 서울시정을 이끌겠다”고 선언하며 기강을 다잡았다.
반부패·청렴 전략회의를 지속해서 개최하고 청렴 전담조직인 ‘청렴담당관’을 지난해 신설했다. 별도 부서 없이 감사실이 담당하거나 팀 단위로 운영하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차이점이다. 또 청렴지수를 평가해 우수 부서를 표창하고 기관·개인 평가에 반영했다. 이 밖에도청렴해피콜·서포터즈를 운영하는 등 전방위 청렴 교육을 진행했다. 서울시가 전국 1위 청렴 기관으로 거듭난 배경이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서울시는 이처럼 유례없이 빠르게 청렴도를 끌어올린 정책·경험을 전 세계와 공유한다. 대신 국제반부패아카데미는 서울시에 다른 국가의 전문적인 반부패 정책이나 교육 인프라를 전수한다. 장기적으론 공무원 교육훈련 체계와 연계해 감사분야 전문성을 갖춘 공직자를 양성하는 등 청렴 정책 분야 글로벌 인재도 배출한다. 더불어 반부패 학위과정, 공동연수, 정책포럼 등 다양한 협력 사업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타세바 국제반부패아카데미 학장은 “서울시와 협력은 지방정부가 투명성·청렴성을 선도적으로 높일 수 있는 모범 사례”라며 “글로벌 기준을 제시한 서울시와 협력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