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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사상 최악 열파…이탈리아 야외작업 금지, 프랑스 학교 1800곳 폐쇄

중앙일보

2025.07.01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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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역이 기록적인 열파에 휩싸였다.

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산업 중심지인 롬바르디아와 에밀리아로마냐에서 오후 12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야외 작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북서쪽 리구리아, 남쪽 칼라브리아와 시칠리아 등 11개 지역도 비슷한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바르카치아 분수. AP=연합뉴스
이탈리아는 폭염으로 인해 현재 16개 도시에 ‘레벨3’ 폭염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고령자 등 고위험군뿐 아니라 건강하고 활동적인 사람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정도의 폭염을 의미하는 경보다.

최근 50대 여성이 길거리에서 쓰러져 숨지거나 차 안에 있던 어린이가 사망하는 등 사망자 3명이 발생했다. 병원 응급실 환자 수도 20%가량 급증했다. 대부분 환자는 탈수 증상을 겪는 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에밀리아로마냐 볼로냐 근처의 건설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47세 노동자 한 명이 현장에서 사망하면서 현지에서 노동자의 안전 조치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의 한 트램 노선 건설 현장에서 작업하는 노동자가 더위를 식히기 위해 물을 마시고 있다. AFP=연합뉴스

기온이 섭씨 38도까지 치솟은 프랑스에선 유럽 본토 96개 권역 중 16곳에 폭염 적색경보, 68곳에 주황색 경보를 발령했다. 파리 에펠탑 정상부와 브뤼셀 아토미움 등 주요 관광 명소도 조기 폐쇄됐다. 최근 폭풍으로 인해 프랑스-이탈리아 간 열차 운행도 중단한 상태라고 프랑스 철도공사가 밝혔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각각 46도, 46.6도의 6월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독일은 열파 ‘베티나’의 영향으로 40도에 육박하는 기온이 관측됐다. 튀르키예에선 최근 며칠간 260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했다.

스페인 국립 기상청은 이번 6월 평균 기온이 “1991~2020년보다 3.5도 이상 높다”고 경고하며, 유럽 전역에 기후 위기 대응이 시급하다고 우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오초피에 있는 데이드-콜리어 훈련 및 전환 시설의 새로운 이민자 구금 시설인 "앨리게이터 알카트라즈"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는 기후변화 관측의 상징인 하와이 마우나로아의 이산화탄소 관측소가 폐쇄 위기에 놓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1958년부터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해온 마우나로아 관측소를 폐쇄하려 하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만일 폐쇄될 경우, 다른 운용자금원을 찾거나 장비 이전 장소를 물색해야 하므로 이산화탄소 관측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상예보 개선과 관련된 연구소와 더불어 국립해양대기국의 해양대기연구부까지 없앨 계획이라고 매체가 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후변화 불신이 이 관측소를 타깃으로 삼은 것”이라고 짚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를 중국이 지어낸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며 화석연료 규제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날 관측소 폐쇄 추진에 미 환경보호청 전·현직 직원 200여명은 “정부의 행동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공공 보건을 위협하고 과학적 진보를 무너뜨린다”는 비판 성명을 냈다.




한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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