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패권 경쟁' 中, 글로벌사우스와 과학기술 협력 확대
美싱크탱크 분석 "中, 80개국 이상 정부와 협정 체결"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미국과 글로벌 패권 경쟁 중인 중국이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미국을 벗어나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미국 싱크탱크에서 나왔다.
2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 중미연구소(ICAS)가 지난 1일(현지시간) 주최한 행사에서 발표된 내용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협력이 줄어들고 있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글로벌사우스 국가들과 교류를 늘리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캐롤라인 와그너 교수는 "중국은 글로벌사우스 수십 개국과 과학기술 협정을 체결했다"면서 "과거 미국과의 협력에 주력했던 중국의 이러한 변화는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자국에 이익이 되는 중국과의 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양국 간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은 1979년 수교 당시 과학기술협정(STA)을 체결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집권 1기 때인 2018년에 5년 연장된 뒤로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하면서 미국에서 존속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STA는 지난해 8월 효력이 정지됐다가 여러 진통 끝에 다시 5년 연장된 상태다.
사이먼 칭화대 슈워츠먼 컬리지의 데니스 사이먼 교수는 "STA는 사실상 휴면 상태로 방치돼 있다"면서 "그러는 사이 중국은 미국 바깥 지역으로 과학기술 협력 저변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국가들과 개최한 과학기술 포럼을 예로 들었다.
사이먼 교수는 "그 행사는 매우 대규모로 진행됐고, 중국 언론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면서 "이런 와중에 미국 정부가 과학기술 협력을 담당하는 사무소를 폐지한다면 국제 공동연구의 큰 기회들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국무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현재 약 60건의 과학기술 협정과 2천건 이상의 하위 협정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80개국 이상의 정부와 과학기술 협정을 맺고 있다고 중국 국무원 웹사이트는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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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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